시간 너머의 시간
수묵처럼
해린-
2006. 12. 19. 19:25
모든 것들이 숨어버린
텅 빈 겨울숲에
새하얀 손님 찾아오더니
헐벗은 나뭇가지에
그리움 매어 달고서
순결무구한 세상을 그려 놓았다.
온 가슴을 적시며
뼈 속까지 파고드는
희고 찬 바람이 스칠때면
가지 끝에서
파르르 몸을 떠는 눈꽃송이
쓸쓸한 바람은
못다 부른 노래로
나뭇가지 사이를 넘나들며
회한의 세월이 저무는 숲에
수묵처럼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