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 가는 곳

시와 함께

해린- 2007. 4. 3. 20:47







    어서 빛으로 일어나 - 이해인




    주님 일어나십시오
    돌무덤에 갇혀 있던 어둠을 밀어내고
    어서 빛으로 일어나
    우리에게 오십시오


    죽음의 깊은 잠을 떨치고 일어나신
    당신의 기침소리에
    온 우주는 춤추기 시작하고
    우리는 비로소
    나태의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죽음보다 강한 사랑의 힘으로
    온 인류를 일으켜 세우신 그리스도여
    죄를 뉘우쳐 눈이 맑아진 기쁨으로
    오늘은 부활하신 당신의
    흰 옷자락을 붙들고 산을 넘고 싶습니다


    절망의 벼랑 끝에서도
    끝내는 아름답게 피워 올린
    자목련 빛 사랑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추어 둔 향기를 아낌없이 쏟아 내는
    4월의 꽃나무들처럼 기쁨을 쏟아 내며
    우리는 모두 부활하신 당신을 닮고 싶습니다

    날마다 새롭게 생명의 수액을 뿜어 올리는
    생명나무이고 싶습니다

    어서 빛으로 일어나
    우리에게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