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
도라지꽃.
해린-
2007. 7. 26. 18:40
지난번 산소 다녀오던 길에 옥정호 물안개를 만나고
어언 26년여만에 찾아간 광덕사 경내 꽃밭에서 도라지꽃을 만났습니다.
광덕사는 정읍시내에서 가까운 사찰로 남편이 두꺼운 책과 씨름하던 옛 시절에 잠시 머물었던 곳입니다.
시대환경이 열악했던 그 시절 대다수의 고시생들은 전국 곳곳의 사찰에서 하숙생활을 했었지요.
어느 날 주문한 책 사들고 찾아가니
어머님 눈치보며 훔쳐온 ? 토종닭을 시내에 나가 맛나게 튀겨주며 먹으라는데
어찌나 크고 질긴지 먹느라고 혼난 적도 있습니다.
욱식이 금기된 사찰에서 이틀이나 닭과 함께 은신할 수 있었던 것은
하숙비가 싼, 홀로 떨어진 암자 비슷한 방에서 지냈음인데
그들만의 알아들을 수 있는 밥탁소리로 식사시간을 알림이 신기하기도 했었습니다.
가슴 아련한 추억그림자 꿈인양 밟는데 귀에 익은 노스님의 아침 예불소리 적막 속에 울려퍼집니다.
삶의 진정한 화두는 무엇일까?
아담하게 잘 가꾸어진 경내 꽃밭길 돌아나오는데 보랏빛 도라지꽃 잘가라며 배웅했습니다.
크게 아픈건 아니지만 과로와 무리함 탓에 몸이 많이 허약해져 건강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물론이거니와 컴에도 자주 못오고 있습니다.
건강에 유념하시어 더운 여름철 잘 이겨내시기를 바라며,
탈레반에 억류된 젊은이들이 하루속히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