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걷다.
생각지도 않게 일상을 벗어나 황홀한 여행 길이 주어졌습니다.
가는 길 내내 장마 예고된 하늘은 흰구름 대신 시시각각 변하는 먹구름 쇼를 보여주어
길따라 이어진 먼 산 여름 숲에 시선은 더 가깝게 머물곤 했습니다.
명목상 일때문인 정읍행에 흔쾌히 동행한 제 속내는
몸보신에 좋은 고창 선운사 풍천장어 때문만은 아닌 녹색바람 출렁대는 담양행이였으니까요.
그 심오한 뜻을 알아차린 듯
경유한 고창에서 서둘러 정읍에 들려 본다는 일을 마치고 담양으로 향합니다.
물론 ,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풍천장어는 일찌감치 맛나게 먹었지요.
예전에 시부모님 살던 집에서 내장산 갈재를 지나 , 백양사 들어가는 길목을 지나 ,
담양으로 가는 길은 너무도 익숙하여 친근감마저 들었습니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걷는다는 목적으로 담양에서 하룻밤 여정을 풀기는 처음입니다.
사계절 아름다워 명길이라 칭송받는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은
누구라도 한번쯤 걸어보고픈 길이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녹색 잎에서 산소를 뿜어내는 여름 그 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제겐 그야말로 느린 속도로 걸으면서 녹색바람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길이기도합니다.
계절따라 스쳐지나며 눈으로만 감상했었는데 걷게된 것입니다.
녹색이 지닌 청량함을 마음 속에 채워 그대로의 느낌을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이름도 부르기 어려운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은 자그만치 8.5 Km 에 이릅니다.
차를 주차해 둔 곳으로 다시 온다면 왕복 17 km 인 셈입니다.
지난해만 해도 스쳐지나며 달려보았던 순창으로 이어지는 국도변 가로수 길만 보다가
차량 통제되어 조성된 , 오로지 걷는 사람들만을 위한 가로수 길은 처음 걷게된 것입니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짙푸른 잎새들 무성해 하늘을 덮고 ,
아름드리 나무는 특유의 향내를 뿜어내며 그 푸르름을 한층 뽐냈습니다.
주말답게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들어 북새통입니다.
뒤질세라 그 길을 따라 걸어가며 인파를 피해 구도를 잡아보지만
위치마다 사람들 형상만 프레임 가득했습니다.
길따라 걷는 사람들 몸짓도 표정도 제 각각입니다.
남녀노소를 굳이 구분하지 않더라도 시간의 속성만큼 비쳐질테지만
자연의 힘에 실려 눈 높이도 없이 모두 즐겁고 편안해 보였습니다.
길이 만들어내는 편안함과 청량함 때문인지 사람들 표정이 대체로 즐겁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길이 포용하는 장소에 따라 느끼는 행복감도 다를 것입니다.
오후 늦게 도착했고 ,
다음 날 이른 새벽에 사진은 담을 예정이였기에 마음 비우고 즐겁게 걷기로 합니다.
축복처럼 마시는 초록 향기에 취해 무더운 장마철 습한 기운도 잠시 잊습니다.
푸르른 공기가 가슴 속으로 파고듭니다.
무얼 담지않더라도 습관처럼 둘러메고 다니는 카메라도 무겁지 않습니다.
있는 렌즈 죄다 담은 배낭도 무겁지 않습니다.
삶이란 때로 생각지도 않은 길에서 시간 속을 거닐게됩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들려주는 초록이야기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걷습니다.
본시, 자연과 인간이 하나임을 미약하게나마 연결지어보며
마음의 휴식과 평화를 얻기도 했습니다.,
시간의 풍요,
시간은 다스리는 자에 따라 낭비가 되기도 하고 보배가 되기도 합니다.
하룻밤 묵어가니 가로수 길은 담아야했습니다.
새벽 다섯시에 숙소를 출발해 가로수 길에 도착하니 부지런한 카메라맨은 철수를합니다.
촬영 포인트가 되는 길위로 아주 잠시 아침 햇살이 한줄기 희망처럼 비쳐들었습니다.
* 광고가 목적인 공간은 방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