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
목백일홍, 그 처연한 아름다움
해린-
2011. 9. 19. 09:44
무덥던 어느 여름날 더위가 넘실대던 그 시간
목백일홍꽃 , 진분홍 떨림으로 명옥헌 연못에 잠겨 있었다
알 수 없는 ,먼 그리움 같은 것이
무성한 초록색 나뭇가지 끝에서
사랑스런 몸짓으로 산들거렸다.
무엇엔가 , 마법의 세계를 찾아가
어떤 힘과 같은 것과 조우하고 싶었던 것이였을까
붉은 꽃잎 물위에 흐드러지게 떨어져
그림 같은 느낌으로 가득찬 실상을 기대했었으니까.
꽃길을 넘어선 마음속 바람은
그 떨림을 즐기듯 자맥질해 들어가
작은 소망 하나 함께
음파의 물결로 리듬을 이루면서
목백일홍 , 그 처연한 아름다움으로 변주되고 있었다.
한여름 날의 햇살에 맞서
백일동안 붉은 꽃을 피운다는 목백일홍 만나고저
느닷없이 먼 길 달려갔으니
마음의 정취가 이미 풍경을 만나고 있었던 셈이었다.
2011 0815 담양 명옥헌원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