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

가을 바닷가에서

해린- 2013. 10. 1. 21:54

 

 

가을이라고는 해도 아직 잎새 청청한 날들 ,

붉어가는 칠면초가 좋아 해마다  찾아가던 그 바다는 여전하구나.

또 그만큼 깊어진 세월은 또 다른 마음을 열어보이게 하고

산들 불어주는 해풍은 미지근한 하오 햇살을 환하게 하네.

 

 

 

바닷물이 돌아나가는  갯벌에

눈으로 보기엔  아름다운 하얀새 날갯짓

갯벌 저 너머 작은 섬까지 지친  마음 깃들게 하네

 

산들 불어주는  바람은 바다에게

해풍은 붉은 칠면초 갯벌에게

갯벌은 하얀새에게

하얀새는 세월 보듬고 사는 섬에게

고단한 마음들 눕혀 서로의 풍경이 되어주네.

 

 

 

가을이라는 민감한 절기에 느끼는 바닷가 서정보다

혼신의 힘을 다해 사는 삶의 질곡 같은 거 ,

다시 잘 살아주기를 바라는 소망 같은 것일게다.

 

 

201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