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
가을 숲에 내려앉은 색채의 파노라마 ..
해린-
2013. 10. 31. 20:59
"가을에는 숲의 힘이 물러선 자리에 빛들이 차지한다.
잎이 떨어져서 나무와 나무 사이가 멀어진 공간에 빛이 고이고
빛들은 시간에 실려서 흘러가는데,
빛이 시간이 묻지 않는 것처럼 시간에도 빛이 묻지 않았다.
봄에 ,나무는 새잎을 내밀어서 스스로가 빛을 뿜어내는데,
가을에 나무는 잎을 떨군 자리에 빛을 불러들인다." --김훈의 내 젊은 날의 숲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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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불러들인다는 가을 숲은 지금
시간에 실려서 흘러가는 빛이 빚어낸 마술치곤 찬란하고 황홀해요.
가을 숲에 내려앉은 색채의 파노라마는 화려함을 넘어서 별빛 가까운 그곳처럼,
어찌 표현하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잎새들이 받아내고 있는 화려한 빛살들 ..
알록달록 오색옷을 입고 환희의 떨림으로 가을을 노래하고 있어요.
어느 게 진짜 숲의 힘이고, 어느 게 진짜 가을 숲을 점령한 빛일까요
시간에 실려 사라지는 모든 것들에게 환희에 찬 날들이길 소망해요.
2013 .10. 31 /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