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

산책길 잣나무숲

해린- 2014. 11. 25. 19:54

 

 

 

 

 

자주 걷는  산책길 잣나무 숲에는 내 무수한 시간도 함께 흐른다

힘든 고비마다 그 숲에 들어가면

초록의 숲은 무거운 마음도 공기처럼 가볍게 해주곤 한다

참 많은 날들을 이 숲과 함께 했음인데

공간 영역 이상의 폭 넓은 의미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숲이기도 하다

 

시간 멈춘 듯 숲 그늘에 앉아 있노라면

이따금씩 청솔모 나무등걸 오르락내리락 재주부리며

주인인 양 행세를 할 때도

다른 바람 스칠까 무시로 채근하며

충만한 푸른 빛으로

모든 허물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고마운 숲이다

 

계절이 왔다가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저문 시간의 11월 숲에서 푸른 소망을 띄우고 있다 .

 

 

행복  / 이해인
 

매일은 나의 숲속
나는 이 숲속에서
때로는 상큼한 산딸기같은
기쁨의 열매들을 따먹고
때로는 찔레의 가시같은
아픔과 슬픔도 따먹으면서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