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

장가계 기행 1 , 장가계국가삼림공원(황석채, 양가계,원가계)

해린- 2015. 5. 19. 18:36

 

 

 

 

 

사람이 백세가 되어도 장가계를 가보지 않았다면 어찌 나이를 먹을 수 있겠는가? 라는 말이 있다고도 하고, 장가계는 효도관광여행지라고 하는데,

한국사람들의 중국여행 일번지 장가계를 나는 이제사 다녀온 셈이다.소문처럼 마음 빼앗겨도 좋을 풍경이었다.

기묘한 바위와 봉우리형상들이 구간마다 펼쳐지는데 탄성이 절로 나왔다.

 장가계의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

장가계국가삼림공원 안에는  원가계 ,양가계, 황석채가 포함된다. 

수려한 산세와 기암절벽은 가히 그 이름값을 하며 관광객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네스코지정 세계자연유산이며 특급보호구역으로 지상의 무릉도원이라 지칭하기도 한다.

 

 

 

 

 

이른 아침 대협곡을 떠나기전 내리던 비는 점심을 먹고온 지금 아직도 내리고 있었다

예정대로라면 이곳 장가계삼림공원을 먼저 구경했어야 했다

오후엔 비가 그칠 것을 염두에 두고 천하절경  장가계 풍경구간을 보여주려고 대협곡으로 변경한  가이드 시간안배였던 것인데

야속한 비는  가이드계산도 안중에 없다는 듯 나에겐 노란우비를 어서 준비하라고 재촉한다 .다시 노란우비 두장을 사서 껴입었다.

대협곡에서 습기에 찬 렌즈는 서서히 정상을 회복했다.

그런데 있는 힘껏 뒤를 따랐지만 일행은 보이지 않고 , 입구 길목 어디쯤에선가 가이드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어 가이드를 앞서며 보이지도 않는 일행을 향하여 뛰어갔다.

똑같은 풍경을 구경함인데 무얼 그리  찍어대는건가 궁금한 표정으로

23세 앳띤 청년가이드는 어쩌다 시선이 마주칠라치면 사진은 많이 찍었나며  묻곤 했었다

그럴때마다 친구는 '그러니까요 무얼 찍는지는 모르나 죽기살기로 찍네요' 라며 큰웃음으로 대답하곤 했다.

 

 

 

 

장가계삼림공원입구에 들어서면 장가계풍경구 중 하나인 황석채 풍경을  주로 그렸다는 오관중화가의 동상과

장가계국립공원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여행의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관중화가가 그린 황석채의 비경을 국제교류전에 출품하였는 바 그림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평에 전시회관계자들을 장가계로 초청했다고 한다

추상화가 아닌 실제의 모습을 알게되었고 그로 인해 황석채의 비경이 세상에 알려져 유명한 장가계가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삼림공원입구에서 바라보이는 절경이 황석채비경이라 했다.

 

 

 

 

일행이  걸어가고 있는 지점까지 뛰어가면서도 시선으로 잡히는  황석채절경을 마구 찍었다.

좀처럼 멈 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빗님은 토닥토닥 노란우비와 사이좋게 지내시고,

구름인 듯 어둡게 내려앉은 하늘은 꿈인지 환상인지 모를  분위기로 봉우리를 휘감고 있었다.

햇살 밝은 날보다 차라리 걷기도 편한 것이라고 애써 생각하기로 했던 것인데 몽환의 풍경을 선사하고 있지 않은가?

비현실적인 미로의 길에서 겹겹의 포장에 내재해 있는 자아를 폴폴 풀어내고 싶어졌다

나를 앞세워 빠르게 걷던 가이드는 어느 사이 일행이 있는  출입구매표소 지점으로 나를 안내하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으로 친구눈치를 살피며 일행에 합류했다 .

우리 일행  삼림공원의 관람예정은  전구간 트레킹이 아닌  구간마다 셔틀버스로 이동하여

계단식포함 산길걷기와  천자산케이블카 타기 그리고  원가계구경하며 걷기 , 백룡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와

다시 공원입구까지 셔틀버스로 이동 걸어서 숙소로 가게된다는 가이드해설이 있었다.

우리 일행숙소는  이곳 삼림공원 풍경구내에 있다.

 

 

 

 

 

가이드 안내에 따라 출입구메표소에서 셔틀버스를 십여분정도 타고올라와  내리니 숲길로 오르는 목재 계단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숲길로 이어지는 저 계단길을 오를 쯤엔 나는 지쳐있었고  사진을 찍을 생각이 없었다.

이 한 장의 사진을 찍음으로 그날  여정길 순서에 도움이 되고 있다 .

 

계단을 오르는데 소수민족인 듯한 사람들이 인력가마를  만원에 태워주겠다며 만원 만원 한다

만원에 가마를 태워주겠다며 사진 속 노란우비아저씨에게 끈질기게 매달렸다.

노란우비아저씨는 손짓으로 안타겠다고 신호를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예 이번엔 타고간다면 되려 만원을 주겠다고 한다.

그들의 생존방식이 살아간다는 같은 맥락에서는 한편으론 이해가 되기도 했다.

 

시야는 안개로 자욱했고 카메라 들고 일행 뒤를 따르기도 버거웠다.

 

 

 

 

 

 

가뿐 숨을 진정시켜가며 발걸음도 무겁게 겨우겨우 한시간 남짓 걸어  산 높이 어디쯤엔가 있는 정류장에서 다시 셔틀버스를  탔다.

셔틀버스엔 관광객들로 꽉차 설자리도 비좁고 왁자지껄 소란스러웠다.어딜가나 자국민들 세상이였다.

 어디가 어딘지 정확히 모른 채 눈에 들어오는대로 창 밖 풍경을  몇 장 찍어보았다.

날씨가 좋아 제대로 볼수 있으면 좋으련만 정말이지 풍경에 도취되기엔 버스 안과 밖의 사정이 역부족이었다.

한참을 조용하던 친구도 그쯤엔 한마디한다, 안전하게 서 있으라고.

 

비안개에 가려 제대로 감상할 수도 없는 산길을 버스는 곡예를 하며 달렸다.

우리 일행을 태우고 다니는 리무진기사님은  빵빵대출신이고 , 셔틀버스기사님은 곡예단출신? 인가보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우리 일행은 케이블카를 타는 곳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양가계 풍경구간은 케이블카 안에서 구경하게 된다는 가이드설명이었다.그땐 그곳이 양가계인지 원가계인지 방향감각이 없었다.

케이블카를 타려는 사람들 줄은 이곳에서도 여전히 길어 한참을 기다린 후에 순서대로 탈 수 있었다.

장가계비경을 구경하려면 여권을 제출하고 전자식카드를 발급받는다.

지문을 인식하고 발급해주는 까다로운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카드와 함께 지문을 인식하며  출입문을 통과를 한 후에야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카드를 잃어버리면 장가계 풍경구간에선 통과를 못한다며 잘 간직하라는 가이드 부탁이다.

 

 

 

 

 

 

 

엄청나게 무거운 안개의 침묵은 케이블카 안에 넘쳐흐르는 우리 일행들 한숨소리보다 깊었다. 우린 서로 쳐다보며 아예 웃어버렸다.

천하절경을 앞에 두고도 안개에 가려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란 ,

조금이라도  거대한 풍경이 보일라치면 염치도 불구하고 자리를 밀쳐가며 찍어보겠다는 내 의지에 모두 함께 동행했으니

내 아쉬움이 그들 아쉬움이기도 했다.그때 누군가 내게 소나무를 가르키며 빨리 찍으라며 큰소리로 말했다.

나는 찰나보다 빠른 동작으로 셔터를 눌렀다. 서로 나누어 받게되는 행복감일지라도 그때의 내모습을 상상해보면 좀 챙피한 생각이 든다.

내 카메라로 천하비경을 찍어본다는게 얼마나 낮선  설렘인 것인지, 잠시 비치는 풍경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와 안겼다.

케이블카 왕복 올라가는 구간에서는  몇 장을 찍게되었으니 그나마 내려올 때의 아쉬움을 달랠수 있었다.

 

양가계는 원가계 풍경 서측에 있는 원시적 풍경구로 최근에 개발된 장가계의  또다른 자랑이기도 한다는데...

 

 

 

 

 

케이블카에서 내려 원가계로 가는 셔틀버스를 탔다 .중국적이란 게 어떤 것인지 말해주는 차 안 풍경이었다.

불편한 틈새에서도 사진 두 장을 남길 수 있었으니 시간은 영원 속에서 흐르는 것이리라.

원가계 어느 산간마을 집에 빨래가 걸려있는 거 보니 누군가 살고 있는 듯했다.

 

이제부터는 원가계의 풍경구간을 걷게된다는 가이드 해설이 무색하게도 안개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이쯤에선 물러나주면 좋을 속수무책인 안개는 온 산을 휘감아버려 안개찬가라도 불러야 했다

가이드따라 걷기도 바쁜 빡빡한 일정은 안개라도 걷혀  우리가 맞이하는 절경을  절로 보여주길 바랄 뿐이었다.

 

원가계는 원씨 성을 가진 장수가 인간세상을 피해 깊은 산에 들어와 농사짓고 살았으며 후에 그의 성을 따서 원가계라 불렀다 한다.

 

 

 

 

 

 따라가기 벅찬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이제부터가 원가계 풍경구를 제대로 감상할 차례인 것인데 ,지독한 안개는 무진기행의 해무보다 깊었다.

일행 뒷꽁무니 쫒기도 바빴으므로 사진을 찍을 생각은 아예 버렸지만 그보다  안개에 가려 찍을 수도 없었다.

천하절경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곳이라도 보여야 찍든 감상하든 할 게 아닌가.

안개로 꽉 찬 마음을 데리고 산길을 제법 걸어온 듯한 지점에서 가이드는 잠시 멈추라 했다.

이곳은 천하제일교로서 인공적으로 만든 다리가 아니라 두 절벽을 잇는 교각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다리라 했다.

저 다리 위를 걷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우리 일행은 걷지않았다.

 내가 찍은 사진에서는 천하제일교의 위풍당당함이 전해지지 않아 아쉽다.

저마다 그 앞에서 사진찍느라 분주했다.친구와 나는 천하제일교를 배경삼아 사진을 찍지 않았다.

 

 

 

 

 

원가계 풍경구에 속해 있는 비경들은 안개로 인해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이곳은 영화 아바타 촬영지라 했다. 아바타 속 절경을 그리며 상상해 보았다.어느 장면에 이 멋진 풍광이 나오는 것일까 하고.

원가계의 백미라는 미혼대 절경은 안개가 아예 독점해 버렸다.

희미하게 봉우리만 찍힌 사진을 보니,

보여주기엔 미흡한 사진이지만 그날 나는 이곳에서 사진 한 장이라도 남기려고 나름 애를 썻다.

이곳까지 와서 안개때문에 절경을 못 보고 간다며 친구는 내내 아쉬워 했었다.

장가계 두 번째 방문인 친구는  천하절경을 내게 보여주려고 일부러 동행한 여행길이였기에 나보다 더 아쉬워 했다.

어쨌거나 그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내겐 감동이었다.

 

 

이로써 장가계 삼림공원의 황석채, 양가계 ,원가계 구경을 마친 셈이다.

이제 우리 일행의  삼림공원 마지막 관광순서는 백룡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내려가면 된다.

엘리배이터를 타기 위해 셔틀버스로 다시 이동했다. 안개에게 온 몸과 마음을 맡겨버려서인지 다들 기진맥진해 보였다.

백룡엘리베이터로 가는 길은 내 마음의 자연기행을 그리며 나는 자꾸만 창 밖을 바라보았다.

 

엘리버이터를 타기 위해 우리 일행은 두시간 반이나  줄서서 기다려야 했다.

그때 이름모를 꽃 한 송이 나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안녕 ,잘있어 . 고마워 .

 

장가계 2015 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