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너머의 시간

벚꽃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해린- 2015. 7. 20. 10:30

 

 

 

 

밤이슬 비처럼 내리고

계곡 건너 빨간 양철지붕집 조롱박 줄타며 묘기 부리던 시절

그야말로 꿈꾸듯 바라보았던 쌍계사 계곡에 꽃비가 내린다

 

칠흙처럼 까만 밤하늘 별이 반짝이면

우리의 꿈도 반짝거렸다.

천진난만한 두 딸은

밤하늘 별보다  반짝이는 눈망울로 꿈의 깊이를 더했었다

 

순수의 시대는 덧없이 흘러 가고

어느 무심한 봄날 그곳에 가니

십리 길 온통 차지해버린  벚꽃나무들이

 삶의 한순간을  불러들이며  반갑게 화답한다

 

그시절  밤하늘 별빛 닮은 벚꽃향기는 바람에 날리는데

 이 공허한  심사는 무엇인가.

 

 

 

2012 /0413  지리산 쌍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