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

노루귀

해린- 2016. 3. 14. 13:53

 

 

 

 

 

 

 

그곳에 나를 사로잡은 노루귀가 있었네 .정말 그랬습니다.

비교적 양지바른 계곡에서 들꽃매니아들로부터 사랑을 받던 변산바람꽃과 아쉽게 작별하고 노루귀를 만나러 갔습니다.미소 담뿍 머금은 화사한 표정으로 맞이해주리라는 기대감은 입구에서부터 버려야 했으니요...노루귀자생지로 알려진 이곳은 내겐 좀 익숙한 곳으로  피는 위치도 어느정도는 알고있어 노루귀와 대면이 쉬울 줄 알았으니까요.그런데 웬걸 , 시기가 이른건지 봉우리 맺은 한송이 아기노루귀와 어쩌다 눈맞춤을 했을 뿐 보이지가 않습니다... 실은 변산바람꽃 찍다가 만난 어느 여진사님을 안내한 터라 내심 불안해 내가 노루귀가 되고 싶은 심정이였어요.그동안 사진 찍으면서 출사지에서 누군가와  멀리 장소 이동까지하면서 즉흥적으로  한번도 동행한 적 없는 어색한 마음을 쓰다듬기도 바쁜데 노루귀마저 도와주질 않구나 . ..이곳을 알고는 있었으나 처음이라는 여진사님은 유명한 둘레길을 걷게되어 더 좋다고는 해도 가시덤불을 헤집으며  어디쯤 숨어있을까 빛을 따라 리듬 있게 살폈어요.그래 , 어딘가 숨어있기도 하겠지 , 둘레길 한바퀴 걸어 돌아나오는데 누군가 노루귀 있는 곳 알려줍니다. 수줍게 웃는 분홍노루귀 자기를 바라보라며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구나.그제서야  나는 긴장을 멈추고 여진사님과  바라보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습니다.가벼운 햇살 머리에 이고 살풋이 바닷바람 머금은 미소가 얼마나 예쁘던지요 ,그날 내겐 최고의  분홍노루귀였습니다.

 

 

 

 

 

 

 

 

 

 

 

 

20160310 구봉도

 

 

 

 

 

 

28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