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
고창 선운사에서.
해린-
2005. 8. 16. 16:25
선운사는 자주 가 본 곳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다녀 온 곳이다 .남편이 고시생이던 시절에 그 곳에 머무르기도 했다. 시댁에 가는 길이면 가까워서 지나는 길에 자주 들렸는데 이번에는 순전히 풍천장어 때문이다. 몸 보신으로 좋다하는 장어를 굳이 먹어야한다는 이유라면 이유다.잘 먹지도 못하지만 그냥 따라 가기로 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한게 거의 없는 동백숲 아래의 대웅전, 동백꽃 처연히 피어나던 그 곳에 설레임과 꿈을 안고 드나 들던 곳, 무성한 동백숲 사이로 소리없는 여름바람이 스친다. 주문한 책을 사들고 내 젊음이 꿈처럼 피어 나길 소망하며 드나 들던 곳이다.사념도 잠깐 , 도착한 시간이 일몰 직후여서 사진찍기엔 안성마춤이다 .계곡엔 피서객들로 붐볐지만 경내는 비교적 한산해서 사람 때문에 곤란하지는 않았는데 사찰의 모습을 어찌 담을지가 막막했다. 조금 당황스럽다. 갑자기 생경하게 느껴진다.여간 어렵지가않다.진땀이 난다.. 시리게 파란 하늘이 앞 산 위에 가득했다. 사이, 사이로 무심히 흐르는 햇살이 곱기만하다.동백꽃과 상사화로 유명한 곳인데 꽃을 담을 수 없어 내내 아쉬웠다.한 달 후면 상사화가 필거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