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 가는 곳

쇼스타코비치 왈츠곡 듣기

해린- 2005. 12. 21. 10:45








    꽃지고 난 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오는 이별 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 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 ***해질무렵 어느 날/이해인**




    어느 공원에 곱게 피어
    내 시선을 멈추게 하던 애잔한 저 분홍꽃도
    다시 태어 날 새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지요.
    꽃이 피고 지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고
    마음과 마음이 어우러지며 내는
    소리의 풍경은 삶의 이치입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돌아 보니
    그저 그러한 내 풍경일지라도
    자족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봅니다. **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