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서정 -대부도 바다에서.
바다가 보고프면 오던 바다 ,
햇살없는 하늘이 금새라도 울것만 같고
이 시간 쯤에 서서 바라보면 낙조가 아름답던 시화방조제위로
드문드문 지나는 차량의 바퀴소리만 힘겹게 시간을 달고 지나 갑니다.
물고기 한 마리를 잡기위해
낚싯대를 바다에 던지고 있기보다는
틈으로 빠져 나가는 시간을 낚는 듯 보였습니다.
갈매기는 날고 또 날고 배는 지나 가고 또 지나 가도
시간을 매만지며 낚시하는 모습은 내 시간의 패러디입니다.
바다에 올땐 그저 보고만와야지 했으면서도 날씨 탓하며
다리 밑으로 멀리 보이는 섬마을을 환히 보고싶다는 욕심을 냅니다.
다리 밑으로 보이는 세상이 가끔 황홀할 때가 있습니다.
영흥도 진두라는 곳에서 바라 본 영흥대교이며
선착장에 얌전히 묶여있는 배 한 척이
휘뿌연 바다안개 속에서 시간을 빚고 있습니다.
날씨는 흐렸지만 잔잔하기 이를데 없는 물결위에
고요하기 이를데 없는 침묵으로 물 속 깊이 닿을 내리고 있습니다.
거제도 바다 가운데 있는 아름다운 섬 외도를 가던 날
물결이 높고 배가 심하게 출렁거려 해금강 구경하는데
어찌 봤는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막막한 바다 한 가운데서 풍랑을 만나는 어부들의 삶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한마음이 되여 풍랑속을 헤쳐 나와야 합니다.
돌아오는 길 대부도 선착장에 잠시 멈췄습니다.
늘 찾아오듯 태연하게 어둠이 내리고
길 막힐까 조바심하는 내 시간과는 달리
어둠을 가르며 잡힐 듯 잡히지않는 물고기에 열중인 사람들 ,
정작 중요한건 물고기가 아닐것입니다.
세상을 사는 지혜도 배우고 더불어 살 줄 아는 따스한 마음도 배웁니다.
싱싱한 물고기가 파닥거리며 신호를 보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