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

칸나꽃

해린- 2006. 3. 6. 12:06

 

 

 

 

 

소박한 나의 꿈들이 칸나의 꽃주머니속에 들어있다.

튼실한 줄기와 뻗어 나가는 기상으로 늦은 가을까지 꽃을 피워내는

 칸나는 자식에게 거는 소망이 되었다.

꽃잎이 퇴색되기도 전에

바로 밑에 꽃대가 이삭을 가득 달고 올라오는

모습은 번성하는 가족을 보는 듯하다.

 

덧 없는 듯 허무해 하던 인생의 황혼이

칸나를 바라보며 다시 태어나는 확신과

자연의 순환을 받아 들이는 마음이 확고해졌다.

해를 거듭할수록 나의 뜨락에는

더욱 많은 칸나의 가족들이 풍성한 꽃대를 터트려 줄 것이다.

그리고 나도

또한 실팍한 꽃주머니를 간직했다가 아름다운 꽃망울을

뜨락 가득히 피워보려한다.

 

-- 최소영의 칸나가 피는 뜨락에서--

 

 

지난 여름 몹시 아파서

운동하기도 힘이들어 동네 산책이 유일한 운동이였다.

 산책길에 나선 어느 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아래

붉은빛 요염한 칸나를 만났다.

가을로 접어드는 여름 끝자락에서 만난 칸나,

새삼 다시 보니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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