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에서 만난 풍경.
성당에서 오랫동안 지내오던 빵철이 아저씨<친구가 부르는 예명>가 하늘나라로
먼저 이사갔다며 어제 친구는 많이 우울해 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신 분이라 했다.
자전거도 타고 강바람도 쏘이자며 한강에 갔다.
만원내고 탄 오리보트는 난생 타보는데 꽤 재미있다.
자전거 폐달 밟듯이 나란히 앉아 리듬을 맞춰가며 밟으면 된다.
우회전 좌회전 직진이라고 표시된 기아변속도 해가며 강물 위를 오가는데
물론 정해진 구역안에서만 가능하다.
많이 슬퍼 보이던 친구는
가끔 멍하니 하오의 햇살아래 흐르는 강물에 시선을 떨구곤 했다.
감각이 없는 휴식,
죽음은 우리에게 살아 있음에 대한 감각을 멈추게 하는 휴식처이다.
하늘 닿도록 높아 보이던 63빌딩을 카메라 포커스에 맞춰 보는데
오리닮아 뒤뚱거리는 보트를 진정시키느라 친구는 애쓰고
덩달아 뒤뚱거리며 친구 기분도 금새 잊고서 담기에 바쁘다.
어딜 가든지 카메라 때문에 염치없는 동행인이 된지는 이미 오래다.
살아 있는 자의 모두는
오늘이라는 24시간 안에 머물며 살아 간다.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 짝 옹달샘이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한다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오늘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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