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린- 2006. 11. 17. 13:58
날짜:
11월 17일
오늘날씨:
행복지수: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오늘 하루는..

 

 

친구가 아담하고 아름다운 성당이 우면산 근처에 있으니 잘 담아보라는 주문에 어제 갔다.

수능 한파다운 추위에 몸을 움츠리며 들어서는데 수능을 위한 기도회로 차가 입구까지 가득이다

어설픈 몸짓으로 몇 장 담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어

본당 뒷켠으로 가 하늘을 보니 시리게 맑다.

 

허공이 무색하리만치 바램으로 우뚝 선 십자가는

오늘따라 유난히 깊은 무게로 지상의 모든 것들의 고통을 안고 있는 듯 하다.

바람이 쓰다듬고 햇살이 안아주어 빨간 잎새를 아직 달고있는 저 빈 나뭇가지는

된바람 부는 겨울이 오면 어찌 견뎌낼까?

아무리 가벼운 것들이라도 저마다의 삶의 무게가 있을진저........

 

어슬렁거리며 한바퀴 도는데 나이 지극한 수녀님이 내게 커피 한 잔을 대접하려는데

마침 뜨거운 물이 떨어져 끓이는 중이라며

 

"뜨거운 커피보다 전 미지근한 커피가 좋더라구요"

 

어느 자매님이 내게 자신의 커피를 대접한다.

손님에게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고픈 그 자매님의 따스한 마음임을 난 안다.

들어설때 추웠던 몸이 그 자매님 마음씀의 배려에 훈훈해졌다.

사랑이란 그렇게

말보다 행위에 있음을 새삼 인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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