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뒷산 산책길 대신 집 근처 공터를 걷는다
숲길 나뭇잎 위로 무차별 쏟아지던 햇빛을 온몸으로 받고 싶어서다
아직은 더운 듯 느껴지는 빛 알갱이와 더불어 한 시간 남짓 걷게 된다
공터 가장자리 빙 둘러 피어난 해바라기며 맨드라미 ,
봉숭아꽃 등등 여름꽃들 따라 걷노라면
여름내 열기를 뿜어내던 하늘은 가지가지 구름 쇼 벌이기도 한다
흐드러지게 피어나 저희들끼리 잘 지낸 듯 보인 꽃들 사이로
다른 맛을 풍기는 진분홍 꽃 한송이 ,
쓰담쓰담 혼자 잘만 지냈구나 하면서,
나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