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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너머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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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창 밖을 내다보니 하얀 세상이다 곰실곰실 눈이 내린다 운동 생략하려다 주섬주섬 옷 챙겨 입고 나섰다 산책길 입구 단풍나무에도 하얀 눈이 내린다 햇살 받아 걷느라 몇 달 가보지 않았던 산책길 입구 풍경 앞에서 한동안 서성거렸다 내리다간 멈추고, 멈췄다간 내리고 , 곰실곰실 나뭇가지에 눈꽃 피게 했다 산책길로 들어서 볼까 하다 미끄러지면 큰 낭패이므로 머무적거렸다. 나는 다칠 걱정부터 앞서고, 나 몰라라 눈꽃송이 춤을 춘다. 예전 같으면 엉금 기어서라도 걸어가 눈밭에 마음 풀어놓았을 텐데 , 아~나이 듦이여~ 조심조심 공터 길로 향했다 공터에도 하얀 눈은 내리고 아무도 걷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으나 몇몇 사람들 눈길을 걷고 있다 하얀 비닐우산을 쓰고 눈 내려 미끄러운 공터 길을 열 바퀴 걸었다 평소엔 열다섯 ..
감사의 비밀 지난 어떤 날 프로방스 쇼윈도 앞 제라늄 , 마가렛 , 한련화 ? 유난스레 눈길을 끌었던 기억인데 동화 같은 표정을 짓고 있네. 서로 다른 시간을 사는 표정이라고 해야 하나, 침묵의 숨결로 겨우살이 중인 내 주방 창 밖 겨울나무들과는 다른 모습이네. 오늘 내 기분은 흐림. 위로받기 위해 길 나섰다가 눈발 날린 길 운전 걱정되어 허겁지겁 돌아오던 길 흩날리다 이내 멈춘 눈발을 마음으로만 만지작거리다가 말았다 산발적으로 날리는 눈발과 어울림 되어 내 우울도 허공에서 맴돌았다 그냥 그런 거라고 , 하마터면 오늘 내 것의 감사를 길 위에 버릴 뻔했다. 뺨이 시리도록 바람 매서워도 눈부시게 밝은 햇살 한 줌 고요 속에 찬란한 봄이 자리하고 있음을 안다 보이지 않는 것들 뒤에 제 깊이로 깃드는 사랑의 훈기. 오늘 ..
Today 몸 컨디션 별로라 아침 걷기 운동 생략하고 , 사놓고 읽지 않은 책 뒤적거리기도 하고, 뜬금없이 창고 뒤져 뜨개질 거리 찾기도 하고 , 시간대 습관적 루틴대로 하지 않으니 어색함 있다 오늘따라 눈부신 햇살은 거실 깊숙이 들어와 친밀한 촉감으로 닿는데 살면서 나를 위해 이룬 게 없고 열정 넘치게 살아본 일도 없음이라고 , 괜스레 자기 비하에 빠져 오전 시간을 보냈네. 삶을 대하는 테크닉 부족으로 나만의 패러다임에 갇혀 주어진 하루 사는 일에 집중했지 싶다 집중함의 주된 대상은 가족이었으니 내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큰 요인이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적당히 결탁하면서 , 핵심 코드는 가족중심의 행복이었고 내가 꿈꾸는 삶의 모습이기도 했다 무한으로 펼쳐질 것 같은 행복은 세월의 흐름과 시간의 리듬을 타고 빛과 그늘..
음악의 힘 클래식 음악 애호가인 둘째 사위 영향으로 예전보다 좀 더 클래식 음악을 즐기게 된다 클래식 음악에 깊은 학식도 없거니와 나 만의 음악 감상법이 있지 않는 내게 클래식 음악에 눈을 뜨게 해 준다고나 할까 클래식 음악에 조금씩 다가가는 중이다. 대학교 때 교내 클래식 담당 디제이 하면서 클래식에 입문했다고, 그때부터 사위 음반 모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한때 천장 가까이 음반을 수집했던 나였기에 사위 음반 수집에 내심 부러움 있다. 음악의 진가에 안목이 있는 사위 덕에 내겐 치유인 음악 감상을 좀 더 폭 넓게 즐긴다 또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둘째 사위와 먼가 나누게 되는 일상의 교감이 생겼다 삶은 참 신비롭다 비혼 주의인 둘째 딸이 늦게 결혼하더니 생각지도 않은 행복한 결하나 내게 안긴 셈이다 지금 이 순간 ..
탄일종 엄마의 예배당에서 들리던 크리스마스 캐럴 탄일종이 땡땡땡 , 내 귀가 담고 있는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기억이다 신앙심 돈독한 어머니 자녀들은 살면서 한 번쯤 기억했을지도 모를 저 종소리를 오늘 가만 꺼내 듣는다 다른 자녀에 비해 예배당 가는 횟수가 적었던 나도 엄마 뜻에 따라 크리스마스이브 날엔 어김없이 예배당에 갔었다 예배당 주변을 감싸며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던 트리는 꿈결인 듯하다 그 시절 예배당 성탄절 아기 예수님 맞이는 성탄 이브 밤 아이들 재롱 잔치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늘 반짝이는 별을 보고 동방박사 세 사람 마구간 찾아와 아기 예수님을 맞이한 이야기, 극 중 배역을 맡은 아이들 열연은 지금도 나로 하여금 어렴풋 기억나게 한다 예배당에 잘 나가지 않았던 나는 당연 배역을 맡지 않았다 하늘엔 영광..
시간의 무늬 계절 뒤로 사라지는 시간들을 나는 또 그리워할 테지만 교차되는 이 지점에선 어떤 평안이 스미기를 바란다 위안이 되어주었을 모든 것들에 늘 감사하면서 시간의 무늬결이 가지런하여 일상이 대체로는 평탄하기를 기도드린다. Han Na Chang - Robert Schumann : Adagio & Allegro for Cello & piano in A flat Major Op.70 장한나 061203 장한나 Han Na Chang - 피아노 Piano : Sergio Tiempo ( 세르지오 티엠포 ) - 곡명 : Robert Schumann : Adagio & Allegro for Cello & piano in A flat Major Op.70 ( 슈만 : 아다지오 & 알레그로 내림가장조 작품 70 ) - 공연..
e- 메일함 정리하다가 ... # 메일함 정리하다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먼 기억의 파편들로 가득 찬 시간 속으로 빠져들며 미묘한 감흥을 느꼈다.시간의 변곡점마다 딸들과 주고받은 e-메일은 거의 간직한 셈인 건데 ,그중 딸 시집보내며 주고받은 편지는 기억 속 그때의 모든 것들을 선연하게 했다..두려움 없이..
그해 사월의 목련화 지금은 사순시기, 해마다 그렇듯 일상 안에서 조금은 겸손하려고 노력한다. 온라인 미사로 대체한지 한 달 지나고 있다. 코로나사태 이전에도 크게 의미 있는 일을 하지는 않았으나 코로나사태로 인해 문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긴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가깝게는 친지와의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