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삼막사 가는 길 ,
허름한 음식점들 앞에는 우리네의 정겨운 꽃들이 피어 있다.
저절로 피어나는 꽃들이라기엔 사랑이 깃든 표정을 본다.
하얀 스지로폴 박스에서 꿈을 꾸는 채송화는
말을 걸기도 전에 맑고 깨끗한 표정으로 수줍게 웃고
원주에서 직접 키워 직송한 토종닭으로 웰빙식 옻닭집을 한다는
여주인의 나팔꽃은
사랑의 밧줄을 타고 지나는 길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많은 사랑 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나팔꽃을 쓰다듬는 여주인의 인정어린 손길은
이미 커피 한 잔을 내게 대접했다.
벽돌담장의 탐스럽고 붉은 과꽃 닮은 꽃은
' 이꽃좀 보슈........라며 내 손을 잡아끌던 머리칼이 하얀 할머니의 자랑스런 꽃이다.
꽃을 가꾸는 손길은 아름답다.
꽃을 가꾸는 마음도 열정이고 사랑이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꽃들이지만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살가움에 더욱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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