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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 가는 곳

시와 함께

 

 

바람이 골짜기 안고 
스스럼없이 굴러 가면
심안의 깊은, 기 흐름을
끌어내려
풍경소리 고요히
사색의 기운을 깨운다

그 무엇의 방해 받지 않는
자유 속에서
주인마저 잠들었는가
저 홀로 산속을
맑은 음으로 씻어내니
인고(忍苦)의 무거움도
바람처럼 가볍다

산 모퉁이 참나무
매미소리 요란 터니
어느덧
하얀 허물만 날려 놓고
찰랑대는 풍경소리에
나뭇잎만 붉어진다

더디 가는 세월
재촉하던 때가 어제인데
이제 눈만 깜빡이면
세월은 저만치에서
오라 손짓한다

 

 -- 풍경소리/ 나선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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