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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 가는 곳

시와 함께

 

  

8월은 분별을
일깨워 주는 달이다.

사랑에 빠져
철없이 입맞춤하던 꽃들이
화상을 입고 돌아온 한낮


우리는 안다.
태양이 우리만의 것이 아님을,
저 눈부신 하늘이
절망이 될 수도 있음을.

 

 

 


누구나 홀로
태양을 안은 자는
상철 입는다.

 
쓰린 아픔 속에서만
눈뜨는 성숙
노오랗게 타버린 가슴을 안고
나무는 나무끼리
풀잎은 풀잎끼리
비로소 시력을 되찾는다.


8월은
태양이 왜
황도(黃道)에만 머무는 것인가를
가장 확실하게 가르쳐 주는 달

 

 

-- 8월 - 오세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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