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초대하는 멋쟁이 가을은
형형색색의 반짝반짝 빛나는 색깔나라를 보여주려고 분주합니다.
저들이 지닌 형상 그대로 다가와 가슴에 스며들게합니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짧은 삶의 우리들 시간이
무한한 자연의 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어깨동무 친구처럼 멋진 어울림으로 빛나길 동행해 봅니다.
들판을 따라 천천히 걷겠다는 제 가을은
마음 씀씀히 세심한 풀섶 바람결과
소소히 피어나는 애잔한 풀꽃에 정다운 척 하다가,
황금빛 물결에 눈 먼 장님처럼 충만하다가,
너울너울 춤추는 하얀 억새밭 손짓에 빠져들다가,
정말 붉은 빛 속에서 아름다움이 물결치는 칠면초밭 황홀경을 만났습니다.
창조주의 간절한 바램이 아니라도
시간과 질서를 주관하며 생명을 탄생시키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환희를
시각적 혼돈에서 그치지 않기를 조금만 주문하면서
가슴을 열고 노력하며 담아봅니다.
저처럼 요란스럽게 떠벌리지 않아도 저들만의 특권으로
조용히 전해주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짧아진 햇살 속에서 향긋했습니다.
축복처럼 빛나는 붉은 칠면초 밭과 건너편 소래포구 삶의 편린들이
언뜻보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광입니다.
끊임없이 , 쉬임없이 ,
묵묵히 제 몫의 시간에 충실하기에
생명을 이어가는 순환의 법칙이 가능할 것입니다.
아름다움이 지닌 속성의 가치 기준은 그 무엇으로도 가늠할 수 없습니다.
삶의 터전 그 어딜지라도
각자의 삶에 부여해 주는 존재 그 가치만으도 충분히 아름답지 싶습니다.
통과의례로 스쳐지나는 가을이 아닌 ,
독자적인 아름다움으로 충만하시기를 바래봅니다.
월곶방향으로 가다가 소래포구가 보이는 옛 포동폐염전 길 옆으로 들어간 곳입니다.
포동폐염전은 갯벌 생태계를 조성하는 중이며
인천 소래폐염전과 포동폐염전 갯벌 사이로 흐르는 바닷가 낚시터 옆
좁은 길을 힙겹게 들어가 만난 칠면초밭입니다.
경인 제2고속을 타고 시화공단과 월곶으로 가는 방향으로 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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