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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흔적

용눈이오름에 오르다.

 

 

 

 

 

 

오름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수없이 올랐다는 바람의 사진작가  고김영갑님의 용눈이오름은 이번 여행중 두차례 찾았다.

첫날은 다랑쉬오름을 오르고 난 후 그곳에 가니 비가 내려 걷기를 포기했고,

두 번째 찾아간 날은 썩 좋은 날씨는 아니였으나 제주 날씨 특성상 그런대로 고마운 날이였다.

오름의 선이 가장 아름답다는 용눈이오름, 이곳에서 난 무엇을 느끼며 볼  것인가

천천히 걷기로 하면서 입구에 들어서니 풀을 뜯는 소들이 길을 가로막으며  바람보다 먼저 인사건넨다.

다랑쉬오름에 비해 걷는 길이 완만해 보여  들어서는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역시 제주도 날씨답게 흐렸다 개었다 하니 , 맑은 햇살 잠시 비추면 하늘 바라보며  마구마구 무언가 카메라에 담았다.

 

 

 

나즈막한 용눈이오름은 다랑쉬오름에 비하면 한결 걷기가 편해 누구라도 쉽게 오를수 있다.

오름을 오르는 길,  소들이 먼저 인사건네던 입구에는 현무암 정방형 돌담 안에 무덤들이 많아 순간 섬찟하기도 했다.

다녀와 알아보니 하늘이 한 뼘쯤 가깝다는 이유로 산담들 자리잡아 영혼들 쉼터가 되었다 한다.

 

어느 정도 걷다보면 쉬어가라고  준비된 나무의자가 놓여 있다.

 나무의자에 앉아 잠시 쉬면서 멀리 아스라한 풍경에게 이야기를 건네보면서 창조주께 감사했다.

마음의 습관이기도 하지만 어딜가든, 무엇을 하든,  감사드림을 빠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저곳은 어디쯤일까, 또다른 오름들이 아스라이 시선에 잡혀 다음을 기약하게 만들었다.

 

어디서 불어와 이곳에 머물다 어디로 흘러 갈 것인지 모를 바람은 아직은 그런대로 조용했다.

 

 

 

 

원시의 생명력을 지닌 제주 풍광은 이곳에서 보아도 참 매력적이다.

오름을 오르는데 재미를 보태며 눈을 즐겁게 해주었는데 제주만의 독특한 운치가 있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지점이 어디쯤인지 ,

짙은 초록색 숲을 이루는 나무들 저 멀리 해무 속 오름들은 그 너머 풍경까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좀 더 날씨가 좋고 내가 오르는 계절이 아니였다면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별로 안 보이고 ,

코코넛 껍질로 만든 길따라 간간히 지나는 사람들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용눈이엔 바람이 덜 사는가 싶더니 마을 저 멀리 보이는 지점에 이르러 다랑쉬오름에서 불던 바람 여기에서도 잠깐 부는 듯했다.

"바람 부는가 싶으면 햇살이 고개 내밀고 파란 하늘 보일락 하면 구름떼가 몰려오지 이 맛에 내가 홀린 게야 "

"오름에서 보고자 했던 것은 빛과 그림자였다 빛은 하늘이고 그림자는 땅이였다 분리 될 수 없는 하나였다"

그랬다

바람과 햇살은 저 높디높은 하늘을 모시고 숨박꼭질을 했다.

어쨌든 ,지금 이 순간 내게 중요한 것은

"제주도의 가공된 이미지를 만드는게 아니라 본디 그대로의 그것을 붙잡으려고 애썼다"는

한 사진작가가 걸었던 그 길따라 걷고 있음인데 , 

 오름 입구에서 가졌던 욕심을 겸손하게 내려놓으면서

제주도 매력에 홀린 한 사진작가의 용눈이오름을  조금이나마 느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2013 , 0430.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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