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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너머의 마음.

어머니의 향기

 

 

 

 

 

 

 

길을 걷다가 빨래줄에 하얀 누비이불이 널려 있어  멈칫 섰던 기억이다 .광목천 누비이불도 생경스러운데 어버이날을 상징하는 카네이션꽃이 뜻도 깊게 미소를 짓고 있으니까 단박에 내 어머니가 떠올랐다.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릴 적 내 마음의 어머니 빨래줄에 널려 있던 광목천 하얀 누비이불인 것이다 .어머니 빨래줄에 하얀 광목천 이불 소청이 바람결에 휘날리는 상상을 해보면 그시절 어머니만의 소박한 아름다운 교감으로 일상의 회복을 이뤄내지 않았을까 싶다.내가 결혼할 때만 해도 하얀 광목천 목화솜이불을 정성스레 세채나 해줬던 엄마니까 , 언젠가 재래시장에서 엇비슷한 누벼진 베개커버를 팔길래  내 어머니 생각하며 샀었다.가끔 그 커버를 씌운 베개를 보고 웃는 친구도 있다. 이시대에 웬 말이냐고.. .우리집 방마다  하얀침대커버는 물론이거니와 하물며 시집가는 내 딸에게도   호텔식이불로 몽땅  해줬으니까  나의 뚱딴지 같은 하얀색 이불사랑은 아마도 엄마영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아릿하고 눈물짓게 하는 ,하얀색  정서의 힘으로 우리를 길러낸 내 어머니는  지금 92세다.발목이 불편해 걷는게 좀 부자연스러운거 말고는 큰 탈 없으시다.지난 12월에도66권 성경완독을 20일만에 했노라고  내게 자랑했다.어머니에 반해 모든 면에 참 게으르고  너무도 불효인 나는 어머니 뵐 적마다  어머니 눈빛을 절로 피하게 된다. 이번 설 명절에 조금 하얗던 머리는 더 검어져 단발머리 아가씨 같다 하니  환하게 미소지으셨다.건강한 모습으로 장수하시는 내 어머니가 자랑스럽다.아니  내가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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