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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 가는 곳

목백일홍 필 때면..

 

 

 

 

 

 

소쇄원 2011 0816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 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 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어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게 아니라
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 올려
목백일홍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   ---- 목백일홍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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