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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 가는 곳

시간의 얼굴 /이해인

 

 

 

2005년도 내장산 단풍이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 소니컴팩디카로 찍은 우화정 풍경이다. 케이블 안에서 보았던 숲 속 아기단풍은 어찌나 예쁘던지, 황홀경 그 자체였다.

그 이후  단풍철 어딜가도 이만한 단풍을 보진 못했다. 무언가 찍기 위해 안달하던 시절이였으니 보는 것마다 그대로 피사체가 되곤 했었기도 하고.

내게 힘이 되어준 그 시절 사진을 그리움으로 바라보는 가을 아침 , 나이듦의 가벼움을 내게 주문해 본다.

 

 

나이 들수록 시간은 두려움의 무게로 다가서지만 이제 그와는 못할 말이 없다.

슬픔도, 기쁨도, 사랑도 ,미움도 그에겐 늘 담담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다.

내가 게으를 때, 시간은 종종 성을 내며 행복의 문을 잠거 버린다.번번이 용서를 청하는

부끄러운 나와 화해한 뒤 , 슬며시 손을 잡아주는 시간의 흰 손은 따스하고 부드럽다.

내가 깨어 있을 때만 시간은 내게 와서 빛나는 소금이 된다.염전에서 몇 차례의 수련을 끝내고 이제는 환히 웃는 결정체,

내가 깨어 있을 때만 그는 내게 와서 꼭 필요한 소금이 된다. -- 시간의 얼굴 중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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