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이 나이까지 자전거 탈 줄을 모른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타는 그 자전거 타기에
도전을 한 셈인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두시간이면 배운다는 자전거를 돈 주고 배우기엔 그렇고
함께 사는 사람에게 배울 수 밖에 없다.
운전 배우다 이혼법정까지 간다는 소문이 낭설은 아니다.
어릴때 배운 사람과 나이들어 배우는 사람의 차이를 모르나 보다.
배우는데 자존심은 버리자를 택하고 그저 침묵하며
한심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피해 귀로만 듣고 열중했다.
드디어 세 시간만에 자전거 타기에 올인했다.
그곳에서 만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풍경을 담아 보았다.
삼대가 타는 풍경.
제일 먼저 내 시선을 끌던 분들이다.
2인용 자전거를 빌려 일단 자전거와 친숙하기위해 돌다 잠시 쉬고자 차 한잔 하는데
이들도 같은 장소에서 쉬고 있었다.
70대로 뵈던 할아버지 옆에 어린손자와 어림잡아 40대 일것 같은 아들,
요즘 보기드문 삶의 향기가 전해져 온다.
어린 손자는 주름진 할아버지 손을 잡고 재롱을 피우고
주름진 얼굴의 할아버지는 흔적 만큼의 웃음으로 손자의 재롱에 마냥 흐뭇해 하신다.
사랑이 가득하여 바라 보시는 눈빛은 한 세상을 건너 오신 삶의 연륜이 묻어 난다.
효성스런 아들은 그저 즐거운지 옆에서 바라보며 웃는 얼굴이 행복해 보인다.
부모님 모시기, 당연한 자식의 도리이지만 우린 현실에서 그러지 못하며 살아 간다.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회복지제도가 잘 안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선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다.
넋 놓고 바라보는, 내게 자전거 가르켜 주는 사람의 얼굴을 살짜기 훔쳐 보니
부러움 가득이다. 살아 계실때 잘 해 드릴걸 하는 마음에서인지 연민으로 바라 본다.
맘껏 누려도 좋을 행복으로 요리저리 재주를 부리며
어린아들 앞세우고 뒤에는 아버지를 모시고 신바람나게 페달을 밟고 있다.
자전거와 롤러의 풍경.
두시간여를 타고나니 혼자 타 보라고 한다.
자전거와 친숙해지다 보니 금새라도 탈 수 있을 것 같아서 자신만만하게 시도를 했다.
넘어져도 겁내지 않은 거 외엔 처음보다 나아진게 없다.
출발하여 가긴 한다.
잘하지도 못하면서 재주 부리려 한다고 주의를 듣는다.
잠시 쉬기로하고 앉아 있는데 아버지는 자전거를 아들은 롤러를 타고 간다.
롤러를 배우는 아들은 아버지와 연결된 줄을 놓치 않으려 있는 힘을 다 한듯 하고
아버지는 아들이 혹여라도 줄을 놓치고 넘어질까 아들이 마냥 염려스럽다.
손을 잡아주고 잡는 관계, 부모와 자식의 천륜을 본다.
오누이가 타는 풍경.
2 인용 자건거에 오빠와 여동생이 타고 간다.
가정의 근원은 가족이고 가족의 근원은 부모님이시고 그 구성원은 자녀이다.
인격체의 독립으로 각자의 삶 속에서 살아 가야하는게 삶의 여정이다.
딸을 둘 키우며 나를 보곤하는데 부모슬하에서 자랄때의 형제 자매는 아니다.
이웃사촌이란 말을 실감하듯 때로는 이웃만도 못한 체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형제간에 우애있게 서로 사랑하며 지내는게 효도함이라고 하시던
친정 어머니의 가르침이 왜 그려셨는지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자전거를 함께 타며 지내는 우애가 세상 사는 동안에 함께하길 바래 본다.
멋진 커플이 타는 풍경.
이 자전거는 내가 배우는 2 인용 자전거다.
커플인듯 옷과 모자의 코디가 같다.
예뻐 보이고 사랑스럽다.
자전거와 익숙해지느라 에스자 길을 몇 바퀴를 돌고도는데 자주 만났다.
사랑 나누기를 자전거의 낭만과 함께하는 젊음이 상큼하다.
스러져가는 가을 속에서 빛 바랜 잎새들도 그들이 사랑스러운지 반짝인다.
** 제 사진의 모델이 되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 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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