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찾아가는 길,
순백의 하얀 연꽃을 만나기 위해 무안 백련단지를 두해 연이어 다녀온 적이 있다.
축제기간에 갔음에도 꽃피는 절정이 아니였는지
드문 피어 있어 백련은 별로 보지 못했지만
10만평을 자랑하는 드넓은 연밭에
푸른 연잎이 넘실넘실 춤을 추고 이름도 예쁜 길따라 걸으면
꽃보다 먼저 젖어드는 연향에 마음은 절로 행복했었다.
그곳과는 달리
만나지 못했던 연꽃들이 내 보기엔 만족스럽게 피어 있어
들뜬 마음으로 담는데 팔월의 따가운 햇살 속에서
둥근 봉우리를 열며 꽃잎 터는 소리 고귀하다.
누구의 희망일까.
꽃잎 떨군 연밥에 애처로이 달려 있는 꽃잎 한 장 , 마지막 잎새 같다.
무릎관절이 아파서 밤잠을 설친다는 어느 장애인의 희망일까.
눈에 비친 세상은 그저 꽃잎 한 장에 머물지라도
그 소원 들어주어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게 되길 빌어본다.
품위 있고 고귀하게 피어내기 위해
이글거리는 햇살 받고도 하늘 닿도록 솟아올라 저리 당당하다.
화려한 자태뒤에 숨은 진흙 속에 뿌리내린 인내의 값일게다.
흐르는 구름처럼 덧없이 왔다가는 인생일지라도
살아 있음은 생명의 축복이다.
살이 타는 고통이 있을지라도 꽃을 피어내는 연꽃처럼
살아가는 건 어쩌면 인내로 걸어야 하는 연꽃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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