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 숨결*
햇살조차 쓸쓸한 벌판에 띠풀꽃 나부낍니다.
겨울 바람이 만들어내는 추위도 겁내지 않고, 제 빛깔로 춤을 추며 하얀 숨결로 피어납니다.
가지만 앙상한 겨울 나무는 거대한 여름의 함성을 잊지 않았는지 황량한 벌판에 제 몫의 깊이로 서있습니다.
아름답게 담아보리라는 인간의 어설픈 욕심을 알아채기라도 하듯
바람 세찬 벌판의 사실적인 시간 속에서 저들끼리 묘하게도 잘 어울려 지내고 있었습니다.
서로의 역활에 충실하며 부단히 애쓰는 몸짓들이 정겨웠습니다
* 시간 속에서*
세찬 바람을 타고 띠풀 사이로 햇살 반짝 드러냅니다.
머물지 못해 스쳐지나는 겨울 바람일지라도 견디는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람을 구제하는 햇살 ,햇살을 구제하는 풀잎,풀잎을 구제하는 척박한 땅 ,
시간 속에서 저 마다의 빛깔로 서로를 의지하며 추운 겨울을 살아내는 모습이 거룩합니다.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벌판 저편까지 힘모아 길을 걷습니다.
*동행*
걸어야할 수밖에 없는 삶의 여정길에 동행이 있음은 고마운 일입니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 바람막이가 되어줍니다.
드넓은 벌판은 멀어 아득하나 함께하는 포근한 온기에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세찬 바람에 발걸음 동동 묶어 힘들던 마음도 햇살 쏟아지듯 귀한 에너지를 얻습니다.
보다 큰 고통의 무게를 나누지 않더라도 동행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삶의 행로가 될 것입니다.
우음도200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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