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적마다 다른 시간의 풍경을 보여주는 바다 ,
수평선 끝까지 쑥 빠져 보이던 바닷물이 수줍은 석양빛을 타고 빠르게 밀려왔다.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 말간 갯바람은 오히려 청정한데 ,
수평선가 하늘 먹구름은 어디로 흐르지 못하고 무겁게 서성거렸으니..
저물녁 하늘과 바다 그 경계의 소실점을 분명하게 했다.
넉넉한 빛살은 구름에게 양보함인지 부드러운 석양의 숨결이 물살에 스며들었다.
이방인처럼 무심한 개펄은 그제서야 질퍽한 늪의 적막을 내려놓았다.
탄도항 전망대 역활을 하는 누에섬 가는 길 양편 개펄이 기묘한 느낌을 들게했다.
변화무쌍함이 그곳에서도 일어나는지 예전과 달라진 정취에 놀랍다.
노을진 바닷가에서 무언가 잡던 아이들 모습이 아직도 선연한데 ,
세월의 풍상에 따라 자연의 몸짓도 그 모습을 달리한다.
겨울바다에 가보았지 미지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의 물이
수심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겨울 바다/김남조
2011 1215 탄도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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