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번잡함과는 달리 겨울 포구는 한적했다.
눈보다 가슴이 먼저 달려와 꿈처럼 만난 이 쓸쓸하고 적막한 풍경 앞에서 벅찬 희열이 함께 했으니...
막연한 그리움의 빨간등대 하얀등대의 만남은 상상이 현실로 이루워진 것이다.
한낮의 따스한 그림자를 밀쳐내며 어둠이 내리기전 포구를 감싸 안고 있다.
빨간등대 하얀등대 ,
동화 속에나 나옴직한 색감으로 서로 나란히 어깨동무하며 포구를 지키고 있었다.
바다의 마음까지 가늠하면서 포구를 드나드는 어부들의 특별한 길잡이가 되어즐 것이다.
등대는 포구를 지켜주고 , 포구는 등대 닮은 사람들을 지켜주리라.
'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밤마다 불빛을 깜박인다'는 등대 ,
바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포구의 풍경에서 등대를 만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평안을 얻는 것일 게다.
참고로 ,
"속초 등대는 45초를 1사이클로 삼아서 27초 동안 불이 꺼지고 나머지18초 동안에 4번 깜박인다 "라고 한다
어둠이 내릴 즈음 매서운 바람이 불어 푸른빛 물결 너울거리는 방파제 너머와는 달리
빨간등대 하얀등대가 품에 안고 있어 포구는 아늑했다.
어느 포구에 가던지 쉽게 만날수 있는 즐비한 횟집들이 포구의 향기를 물씬 풍겨내고 있었다.
서로 경쟁하듯 싱싱한 해산물로 관광객의 발걸음을 멈추게하는 그들의 호객마저도 따스해져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만난듯 했다.
비릿한 포구내음과의 교감을 시도하면서 ,
한바퀴 둘러볼 심산으로 서서히 발길을 옮기는데 ,어느 허름한 포장마차 튀김집 앞에 사람들로 장사진이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
차별화된 인기가 무얼까 궁금하여 사람들 틈사이로 들여다보니 오징어와 새우튀김을 팔고 있었다.
도톰하게 튀김옷이 입혀진 다른집 튀김과는 다르게 튀김옷이 덜 입혀져
음식에는 그다지 조예가 없는 내게도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줄서서 기다리는 수고로움을 지불하지 못한 우리는 사먹지 않았지만
대포항 최고의 명물로 불릴 만큼 유명세를 떨치는 이집의 튀김을 맛보려고 대포항을 찾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바퀴 돌아나오는 사이 유리 수족관에 담긴 싱싱한 해산물을 두고 흥정이 오가고
포구만이 지닌 색다른 매력과 향기를 음미하려는 사람들로 횟집들은 점차 활기를 띄었다
2012 0122 속초 대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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