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 생성과 소멸
어둠을 가르며 흘러드는 빛살따라
조용히, 겸손히 , 따뜻하게
가을 깊은 숲과 조우해본다
이렇게 질펀한 숨결로 ,
오로지 자기만의 빛깔로 흐르는 시간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저 치명적이고 매혹적인 붉음은
하루를 천 년과도 같이 살다가
소멸에 이르기 위해 진통을 겪는 것이라고 ,
이 얼마나 아름다운 오류인가!
시월에
다시 만난 이 가을 시월에는
이제껏 못다 부른 노래가 있다면
이곳저곳에 가서 이것저것들과 조우하면서
높고 낮은 이야기들을 깊고 넓게 엮어보리라 했던 것인데
그 어디도 가지 못한 채 변명처럼
그러나 실로 아름다운,
단풍이 소멸해감을 찬양하며 시월을 하루 남겨 놓고 있다.
문이 닫힐 때마다 또다른 문을 예비하고 계심을 믿으며
뜻깊은 그 길에 이르지 못함을 회개하며,
아직은 익숙한 이 길을 걸으면서
적어도 내겐 소중하고 위대한 이 숲에서
내 숲의 고독과 화해하며 ,
그사랑에 힙입어 영혼이 치유되길 바라며,
하루하루 지나는 오늘의 이야기들을 잘 여며보리라는 것이다
흘러간 것들이 되살아나는 그 봄을 위하여 ....시월 안녕.
눈물 … 김용택
너 없이도 가을은 오고
너 없이도 가을이 가는구나
돌아누우면 멀리
뜨는 달
사랑은
그렁그렁한
한 방울 환한
하늘의 눈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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