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 마지막 여행지인 천문산은 해발1518m로 세계 최장 길이의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게 된다.
7.45km구간을 케이블카로 오르내리며 편도 35분 소요된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리면 귀곡잔도와 999개의 계단을 오르는 천문동굴이 있다.
산을 꿰뚫고 지나가는 천문동은 해발1260m 높이131,7m 폭37m 로 산벽이 무너지면서 생긴 동굴이라 한다.
천문산은 마을에서 케이블카로 산을 오르게 되는데, 도심 한가운데 현대식 케이블카 터미널이 있다.
자국민으로 넘쳐나는 중국이었다. 전날 두시간 반이상 기다려 백룡엘리베이터를 탔었는데. 이곳 천문산 케이블카 타는 줄서기는 그보다 더했다.
더운 듯한 날씨는 여행 마지막 날 피로감과 합해져 더욱 지치게 했다.
터미널건물에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늘어진 줄은 1층도 지나 2층에 올라서도 여전했다.
이곳에서도 두시간남짓 기다린후에나 탈수 있었다.줄서기엔 한국 관광객들도 다소 포함되었는데 ,
그 중 나이 드신 할머니는 대한민국 최고라며 약간 흥분된 어조로 목청껏 조국애찬을 했다 . 아마도 무질서함에 놀라셨나 보다.
케이블카는 8명이 탑승하게 되어 있다.우리 일행은 18명인데 ,매번 한식탁에서 식사를 하던 8명이 함께 탑승을 했다.
케이블카는 번화한 시내를 보여주며 서서히 오르고 있었다. 케이블카가 번화한 도시 위를 통과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날씨가 좋아 줄서기의 피곤함도 금새 잊은 채 모두 새로운 풍경에 몰두 했다.원가계 아쉬움을 이곳에서 만회하려는 듯....
번화한 시내를 통과하자 케이블카 바로 아래로 호수라기엔 자그마한 옥빛저수지가 보였다.
그 옆으로 농가가 보였는데 여느 농촌마을과 다를 바 없었다.그 주위로 수수밭이 보였다.
중국이라서인지 공리 주연의 붉은 수수밭이란 영화가 잠시 오버랩되었다.
시선 저 멀리 산기숡에 팬션형으로 잘 조성된 마을전경은 우리나라 레저형 팬션을 보는 듯했다.
케이블카는 우리를 태우고 약간의 공포감이 들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었다.
높은 산 바위를 깍아 어쩌면 저런 길을 내다니 ,구비구비 경사진 산길이 무척이나 돋보였다.버스는 곡예하듯 산길을 달리고 있었다.
중국 곡예의 한 장면을 감상하고 있는 것 같았다 . 버스가 다니는 저 길을 통천대도라 부르며 99개의 굽이진 길이라 한다.
통천대도에서 시선을 짐짓 돌려 케이블카 아래를 내려다보니 순간 아찔했다.
구비구비 경사진 산길따라 오가는 버스에 집중하느라 크게 무서운줄도 몰랐다.
친구는 고소공포증이 있다더니 사진만 잘 찍는다며 다신 안 속을거라고 놀렸다.
올려다보는 것과 내려다보는 차이는 실로 어마했다.
천문산의 자랑거리인 천문동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햇살 반짝이는 산능선에 시선 머물 즈음 누군가 천문동 보인다며 어서 찍으라 했다.
천문동을 구경하려면 케이블카 중간 정류소에 내려 저 아슬아슬한 통천대로를 버스로 올라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 어인 일인지 가이드는 중간지점을 통과하라 한다. 아마 귀곡잔도를 먼저 구경하나보다 하고 가이드 명령에 따랐다.
다녀간 경험이 있는 친구는 천문동을 먼저 구경해야 한다며 조금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그땐 이러든 저러든 상관없던 나는 나중에서야 친구말에 수긍이 갔다.
귀곡잔도는 해발 14km 천문산 높이 절벽에 만들어놓은 난간 보행료이다.
귀곡잔도의 길이는 2.5km로써 이곳이야말로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걷기에 공포감이 앞서는 길이기도 하다.
감기몸살로 전날 아팠다던 가이드는 한겨울 방한복을 입고와서 빠른 걸음으로 앞서 걸었다. 높은 산이라 기온이 낮을거라 했지만 걷기엔 좋은 기후였다.
오늘은 북경으로 다시 가는 날이라 일정에 맞추려고 애쓰는지 가이드 발걸음이 빨라 사진 찍으며 주춤거리다간 일행 뒤를 놓치기 쉽상이었다.
잠시 절벽 같은 나무난간 길로 걷는가 싶더니 평온한 산속 길로 접어들었다.
그곳 특유의 나무난간(시멘트로 만든 나무난간)이 산속까지 쭉 이어져 있었다.오르막 내리막이 없어 걷기에 부담은 덜했지만 여전히 모두 걷기에만 바빴다.
유리잔도, 귀곡잔도 길을 걷다보면 낭떨어지 절벽을 지나는 도보길 바닥을 유리로 만들어 놓은 60m 구간의 길을 일겉는다.
유리로 만든 길 위를 통과해야 하는 것인데 그야말로 식겁한다.유리잔도 절벽 높이는 해발 1430m란다.
60m 구간 유리잔도 난간은 시멘트로 만들어진 나무난간과는 다르게 특수 제작되었다 한다.
앞서 걷는 일행들 비명소리에 지레 겁먹은 채 바구니에 담긴 빨간 덧버신을 신고 발걸음을 시도해보는데 걸을만 하다.
앞서 걷던 친구도 겁먹은 표정으로 뒤를 돌아다본다. 누군가는 중앙으로 걷지못하고 아래가 덜 내려다뵈는 가장자리로 조심조심 걷기도 했다.
아마 나도 사진을 찍지 않았다면 가장자리로 엉금엉금 기었을 게다.무시무시한 정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어찌 그곳을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친구가 또 한마디 했다, 대단하셔요~
유리잔도 길이 끝나면 2 km 정도의 귀곡잔도 길을 걷게된다.출발하기전부터 귀곡잔도라는 이름이주는 뉘앙스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었다.
아니나 다를까 , 사형수들을 고용하여 건설하였는데 공사도중 많은 인부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날씨가 안좋은 날 안개가 드리우면 그들의 곡소리가 들려 귀곡잔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절벽 낭떠러지를 보면 그 말이 실감이 난다.
색다른 경험을 해보는 이곳에서는 자연의 위대함과 경건함이라기보다는 중국의 뛰어난 상술을 엿보는 듯했다.
내가 찍어온 사진보다는 훨씬 더 스릴넘치게 난간 길을 걷는 재미도 있다.그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신비로운 체험이기도 하다.
으시으시한 난간 길과는 상반된 마력으로 시선을 끌던 길이었다.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절경은 가히 천문산 이름값을 할만했다.
귀곡잔도 길은 왕복이 아닌 편도라고 일찌기 가이드 해설이 있었다.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가려면 리프트를 타야한다고 했다. 리프트 타는 곳에서도 줄서기는 여전했다.
리프트 타는 곳은 기온이 낮아 쌀쌀한 듯했다 나는 가져간 방한복으로 갈아입었다.상관없다던 친구도 여분의 내옷을 껴입었다.
2인용 리프트는 친구와 나를 태우고 출발했다. 정말 리프트 중간지점에선 겨울처럼 추운 한기를 느꼈다.
살짝 아래로 내려다보니 낮은 숲이었다. 옆을 보아도 무시무시한 절벽이 아니었다.리프트 지나는 길은 숲으로 조성되어 완만해 보였다.
10분여 타고 내리니 이곳에서도 추억을 찍어서 판다.한 장에 삼천원 두 장을 샀다.
사진 속에는 한 팔을 번쩍 들어 둘이 하트를 만들어보이며 활짝 웃는 친구와 내모습이 들어있었다.
케이블타기는 여전히 줄서기의 전쟁이었다.이젠 익숙해질 때도 되었건만 시간이 촉박한 우리 일행에게의 줄서기는 치명적이었다.
천문동관광이 남아 있는 시점에서 케이블카 타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애당초 귀곡잔도행보다 천문동관람이 우선되었어야 했던 것인데 가이드 안내에 따른 불만도 있던 터였다.
줄서기 시간이 길어지자 가이드는 우리 일행에게 의논을 구했다.
천문동구경을 하려면 저녁식사는 포기하여야 하며 ,여기서 곧바로 공항으로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저녁식사를 포기하고 천문동관광을 하겠다고 했다.
삼겹살 무한제공이라는 저녁식사를 안 할 수 없다는 다수 의견에 따라 천문동관광을 포기하게 되었다.
도와줄 의사가 있는 듯 가이드는 내게 친구와 둘이서라도 구경을 하겠냐고 했다.
저녁식사를 포기하더라도 천문동을 관람하기엔 다소 늦은 시간이고 , 단체여행 특성상 포기한다고 했더니 미소지었다.
케이블카 타는 시간이 생각보다 지체되어 굳이 의논을 구하지 않았어도 천문동관람은 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은 저녁햇살을 준비했다.
그리하여 , 천문산의 메인이라 불리는 천문동 999 계단 길을 걸어보지도 못한 아쉬움으로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케이블카 안에서 맞이하는 이국의 저녁햇살은 그 느낌이 달랐다.
나만 그런 것인지 , 노을을 맞아히고도 올라갈 때와는 상반된 표정으로 모두 숙연하기까지 했다.
일행 중 누군가는 천문동구경을 못한 아쉬움이 큰지 가이드를 혼내야 한다고도 했다.옵션관광은 배제했어야 했다면서 톤을 높이기도 했다.
나는 나이어린 가이드가 염려되기도 하고, 이틀간의 장가계 여행을 아무 탈없이 무사히 구경 잘했음에 감사하기로 했다.
우리 일행의 안타까운 사정을 위로하려는 듯 저녁햇살이 좁은 케이블카 안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모두 얼굴표정이 볼그레 화사해 보였다.
뻥 뚫린 동굴보다 귀곡잔도 길을 걸어본 게 더 잘된 것이라고 , 서로 쳐다보며 웃는 사이 케이블카는 우리를 출발했던 곳으로 데려다 놓았다.
그동안 끈끈하게 이어진 동지애? 로 나누어 받게되는 기쁨도 여행에 한 몫을 했다.몇 년만에 먹어본 무한리필의 삼겹살 맛은 최고였다.
2015 0420 장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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