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영흥도에 자주 간 적이 있다
영흥도는 서울에서 한시간 반 남짓 차로 갈 수 있는 섬이다
그곳의 바닷가는 너른 갯벌로 이뤄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서어나무 군락지가 있는 십리포 갯벌이 유명하다
누구라도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도 있지만
대부분은 원주민들의 숨결이 스며 있는 갯벌로 구획이 나눠지고 , 그 구획은 그들만이 조개잡이를 할 수가 있다
그날그날 날씨와 물때에 따라 표정을 달리하며 원주민들에게 생활의 길을 열어주고 있었다.
내 작은 꿈을 펼쳐보던 그 시절 모세의 광야 같은 갯벌에게 물음을 던지곤 했다
ㅡ 버틸 수 없다면 한템포 쉬어가라고 ㅡ
저토록 혼신의 힘을 다한 숨결로 내게도 길을 제시해 주었다.
갯벌과의 은밀한 대화는 힘이 되곤 했었다
지금도 에너지가 고갈되면 갯벌의 충고를 듣기 위해 그곳에 가끔 간다. / 20150719 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