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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흔적

목련 꽃망울.

 

 

 

 

 

 

 

경칩인 어제 오후 늦게 산책길에 만난 목련이다.

움추려 있던 개구리도 기지개를 켜고

물 오른 나무들이 바쁘게 꽃눈을 틔우는데

어쩌다 마른잎을 떨어뜨리지 못하고 

매달려 있는 잎새가 인상적이다.

누구의 희망이길래

자연의 질서도 무시한체 버티고 있을까.

 

 

 

 

 

 

 

 
새벽이 언제 올지 몰라 모든 문 다 열어놓는다고
그가 말했을 때 꿈꿀 수 있다면 아직 살아 있는 것이라고
내가 말했다
나에게만 중요한 게 무슨 의미냐고
내가 말했을 때 어둠을 물리치려고 애쓴다고
그가 말했다
생각의 끝은 늘 단애라고
그가 말했을 때 꽃은 나무의 상부에 피는 것이라고
내가 말했다
세상에 무늬가 없는 돌은 없다고
내가 말했을 때 나이테 없는 나무는 없다고
그가 말했다
바람이 고요하면 물결도 편안하다고
그가 말했을 때 산은 강을 넘지 못한다고
내가 말했다
더이상 할말이 없을 때
우리는 서로의 배경이 되었다


--  배경이 되다 / 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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