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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흔적

옥정호 물안개를 만나다.

 

 

 

 

난생 처음 보았던 옥정호 물안개 장관을 어찌 보여 드릴까 내내 고심했습니다.

옥정호 물안개 담는걸 두어번 시도했지만 기후조건으로 실패하고는

 기온차가 최상의 조건이라는 11월에 재도전을 한 셈이지요.

 

자연의 위대함을  느낀 순간이기도 했으며  

보이는 풍광 너머의 보이지 않는 신비한 세상을 어줍잖은 제 사진기술로 어필한다는게

 어쩌면 대자연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 싶어 조심스럽기까지 했으니요.

 

물안개 담는 카메라조작도 잘 몰라 옆에 계신 분에게  여쭈니

 감도 100에 셔텨속도 5  장노출로 담아보라며 짧게 답하시고는

멋진 물안개 장관을 담느라 온정성 다하는 모습에 미안해 더이상 묻지도 못했습니다.

 

지난 일요일 옥정호 물안개는

6섯시 반이 되서야   어둠을 뚫고 서서히 동트는 붉은 햇살과  더불어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모든 풍경사진이 그렇 듯 기술과 감각적인 차이를 배제하면 풍광은 엇비슷하겠지만

피사체를 대하는 카메라맨  마음은 저마다 다르지 싶습니다.

 

제 경우엔 산길 걸으며 요즘들어 부쩍 자연으로부터 받는

에너지를 통해 하루를 산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옥정호 물안개 역시 그런 마음으로 자연과의  교감을 한 셈이여서

사진으로서는 실패했지만 자연의 위대한 웅장함에 가슴 벅차 제 공간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전날 국사봉 주위에서 숙박을 하고 새벽 세시에 일어나 준비하여 국사봉  주자창에 가니

주차장 가기전 휴계소까지 차들로 가득했습니다.

겨우 주차를 하고  나무계단 오르기 시작한 시간은 5섯시가 체 안된 시간이였습니다.

 

봄에  물안개 담아본 어설픈 경험으로 그 자리에 삼각대 설치하고 느긋하게 있는데

제 있는 곳은 모두 비켜  올라감이 미심쩍어 그들 뒤따라 올라가니

국사봉 중간쯤에 카메라맨 장사진이였습니다.

 

제깐엔 새벽잠 안자고 부지런을 떨었지만 포인트가 되는 자리는

육중한 카메라가 무겁다는 듯 힘겨운 삼각대들이 가지가지 모양새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옥정호 물안개 메인이라 불리는 붕어섬 맞은편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니 어둔 새벽 하늘가에 불그스레  노을 번지며

 일순간에 나타난 물안개 형체를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어둔 산자락 굽이굽이 감싸안고 강물 위에 장관을 이루던 하얀 물보라는 자연이 빚은 최상의 성찬이였습니다.

강가 운해라고 하기엔 고요히 잠겨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설원에 묻힌 평화스런 백설의 산 마을 같았습니다.

 

여기저기서 찰칵거리는 소리에  덩달아 찰칵거리면서도 미동도 하지않는 장엄한 운해에 마음이 빠져들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제 기술이 부족하여 자연 그 모습 그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위대한 자연을  허락하신 신의 은총에 감사하며 해뜨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국사봉 정상에 올라가면 잘보인다는 카메라맨들의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국사봉 정상은 사람들로 붐벼 자리도 없다길래 아예 포기했지만

 자꾸만 구미가 당겨 삼각대 무거워 카메라만 들고 말도없이 올라가는데 핸폰이 울립니다.

불만어린 어투로 자리 정해주니 어디냐며 찾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매번 새벽잠 안자고  취미도 없는 동행을 해야하니 짜증나기도 했을것입니다.

 

국사봉 정상에 오르니 그런 진풍경이 또 없습니다.

두꺼운 옷과 이불을 둘러쓰고는 물안개 걷혀 붕어섬 보이기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독서광인 어떤 여자분은 아침 햇살 등불삼아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붕어섬이 나타나기만 기다리던 옥정호  물안개는

카메라맨을 애태우다가 9시 전후로  붕어섬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지만 햇님 둥실 떠오르니 

붕어섬을 끼고도는 아름다운 물안개 모습이 아닌 한쪽으로 사라져 카메라맨들  미움을 샀지만

햇살 속으로 숨어들던 모습이 차라리 슬퍼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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