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이 왔습니다.
흘러가는 것들 그림자 어루만지며 잊지 않고 다시 찾아왔습니다.
축복의 햇살은 또 얼마나 찬란한 생명의 노래를 부를지요
질서에 따라 가고오는 계절이지만 맞이하는 느낌은 해마다 다릅니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어제 ,
나도 무언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보려고 햇살 바람을 찾아나섰습니다.
잠시 주춤했던 꽃샘 바람 속에서 개구리가 떨지나 않을까 염려하며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하늘도 아늑하고 봄을 피어올리려고 분주한 나목의 숲도 포근했습니다.
겨우내 웅크린 마음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스스로 깨어나 눈을 뜨는 생명체 ,
땅이 풀리기도전에 개구리보다 앞서 새봄을 알려주는 주인공을 만났습니다.
2년전 수리산 이곳에서 처음 만났던 꽃 ,
그 이름 변산바람꽃입니다.
꿈꾸는 듯한 미소로 내 마음의 봄에 초대되었습니다.
또 어떤 새봄의 이야기를 풀어낼까요.
바람찬 숲에 벌써 피었났구나!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 틈에 끼여 숨죽이며 꽃에게 다가섭니다.
햇살 바람을 찾아 나선 길이지만
꽃을 만난 기쁨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 봅니다.
햇님이 환하게 웃어주면 좋겠는데,
구름 속 정원을 거니는 햇님은 여유만만 나목의 숲에서 졸고 있습니다.
소리 없이 피어났을까요,
언 땅을 어찌 뜷고 땅 위로 나왔을까요.
시정으로 가득찬 저 여린 자태가 안쓰럽습니다.
강인한 자생력에서 절제된 내적 힘을 엿봅니다.
지금 ,여기
살아 숨 쉬는 우리들에게
새봄을 알리며 변산바람꽃이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찬란한 새봄과 더불어
그리스도의 가난을 통하여 인류와 세상을 구원하신
새생명의 부활을 맞이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2014 .3.6 수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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