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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흔적

물 위의 도시 베네치아에 비는 내리고

 

 

 

비내리는 베네치아

 

비내리는 산 마르코광장

 

이탈리아 북동부 끝에 위치한 물 위의  도시 베니스 ( 이탈이어는  베네치아), 아드리아해의 진주라 불리는 수상도시로  116개의 섬들이 409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형성되었다고 한다. 아드리아해의 최고의 번영을 누렸던 베네치아는 예전보다 위세가 작아져 시민은 이십만명이며 매년 1500만 관광객이 찾는 유명관광도시다. 물 위에 떠있는 낭만의 도시에서 괴테,니체 헤르만 헤세등 많은 예술가들이 머물며 꿈을 키웠던 도시라고도 .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의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는 베네치아 올 때면 다시 만난 그녀라며 찬사를 아까지 않았다는 베네치아.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영화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알프스산자락 오스트리아 고속도로

 

 

여행 이틀 째 , 이른 아침 쌀쌀한 바람을 가르며 인스부르크에서 이태리로 가는 길은 안개자욱하다가 어느사이엔가 햇살비치다가  변화무쌍했다. 오스트리아 북서쪽에 위치해 있는 인스부르크는 알프스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으며 동계올림픽을 2번이나 개최한 도시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인스부르크에서는  잠만 자고 떠나는 여행코스이므로  알프스 아름다운 풍광은  아쉬운대로  차안에서 구경하며 달리는 셈이었다. 눈쌓인 겹겹의 산을 바라보자니 괜스리 마음 뭉쿨해졌다. 아름다운 풍경을  짧게 스쳐지나지만 그리도 그리던 알프스라니까 ,그냥 고맙고 ,감사했다. 알프스를 넘어 이태리국경으로 가는 하이웨이로써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만들어진 고속도로라 한다.

 

 

 

베네치아를 잇는 철교

 

    

이태리국경에서 신고하는 인솔자

 

서너시간쯤 달려 오스트리아와 이태리 경계지역인 이태리 국경에 이르자 인솔자는 신고식을 했다. 고속도로 어디쯤에서부턴가 내리던 비는 이태리에 들어서자  더욱 거세졌다.  새로운 도시를 향한 의혹에 찬 시선으로  창밖을 두리번거렸다.  궂은 날씨 속  멀리 기차는 달리고   물 위의 도시가  아스라이 보였다. 저쯤이 베네치아?

 

 

물 위에 떠 있던 곤돌라들

 

 

수상택시에서

 

 

베네치아에 도착하니 커다란 우산을 쓴 남자전문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이드는  천막상가 주변에서 베네치아에 대해 대강 설명했다. 비가 많이 내려 구경하는데 고생스럽겠으나 관람일정을 변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선택관광에 수상택시와 곤돌라투어가 있는데 그 두가지를 진행한다는 거였다.선택관광은 여행첫날 차안에서 결정된 사항이었다. 서로 입장차이가 다소 애매한 처지에서 구경은 시작됐다.. 차라리 유람선으로 구경하는게 합리적이겠다고 생각했으나 ,무슨 말을 하랴? 패키지여행특성상 선택의 여지없이 구경해야만 하는 입장인 것을 , 그래서인지 평소엔 인파로 가득한 이곳은 비교적 한산했다.우리 일행외엔 수상택시를 타려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수상택시안에서

 

 

수상택시 기사

 

 

가이드해설이 간간이 들렸지만  일단 가이드해설은 무시하고 , 언제 또 올지 모른다는 절박감에 나는 수상택시 선상으로 나가  눈에 들어오는대로 마구찍었다. 비가  거세게 내리니까 택시안 유리창으로 밖을 바라보며 , 이 아름다운 물 위의 도시를  느긋하게 구경하고 싶은건데 이걸 어쩌냐며 모두 한마디씩 했다. 수상버스와는 다르게 우리가 탄 수상택시는 작아서  택시안 여건도 만만치 않아  비내리는 날  구경하기엔  진짜  최악의 조건인 셈이었다.

 

 

 

 

선상에서

 

 

 

선상에서

 

 

 

무심결 찍었는데 베네치아 포토존이라고.

 

 

그러함에도 수상택시를 타고 베네치아 대운하를 가로지르는 이순간만은 나만의 여유로움과 낭만이었다.바다와 도시가  혼연일체 되어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베네치아상인들은 화려한 저택을 지어 부를 뽐냈다는데  그걸 입증이라도하듯 빗 속에서  수백년된 건물들이 위엄을 말해주고 있었다. 날씨  좋은날 푸른빛의  아드리아해는 얼마나 빛날까마는  그런대로 운치 있는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비내린다고 불평만 하기엔 귀한 시간임을 금새 깨달았다.  일행들도 덩달아 비좁은 선상?으로 나와 구경했다.

 

 

수상택시를 타고

 

 

 

  

수상택시에서 바라본 베네치아 건물들

 

 

수상택시에 바라보다

 

 

 

베네치아는 아드리아해 바다 깊이 박아 넣은 수백만개의 떡갈나무 말뚝 위에 건설된 도시라고도 한다.  베네치아는 현재 해수면이 높아지고 ,  향후 100년 이내에 가라앉을거라니 물에 잠겨가고 있는 중이라는 가이드해설이다. 언제 가랑앉을지 모를  ,  아드리아해아를 가로지르며 산 마르코 성당이 있는 산마르코광장으로 가는 중이다 .그곳에서 곤돌라를 탈 것이었다.가이드는 이건물 저건물 가르키켜 연신 무언가 열심히 설명을 했다.

 

 

수상버스와 수상택시

 

 

가이드가 머라 설명했던 저 포스터건물은?

 

 

"내 푸른 환성의 섬" 이라 바이런은 애찬했고, 몽테뉴는" 이 섬에서 태어나고 싶다"고 했고,헨리 제임스가 망원경으로 호텔 창 밖을 보며 "어느 여인의 초상을 썼다는 이곳 베네치아.헤르만 헤세, 마크 트웨인 ,어네스트 헤밍웨이 등 그들은 어떤 마력에 빠져 이  물 위의 도시를 사랑하게 되었을까.그들의 베네치아 찬가는 "베네치아와 시인들" 책을 읽어보면 도움되지 싶다.괴테는 이탈이야여행기에 베네치아를  이렇게 애찬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가치 있는 것들뿐이다. 그것은 결집된 인간의 힘이 빚어낸, 위대하고 존경할 만한 작품이며, 한 명의 지배자가 아니라 수많은 민중이 남긴 훌륭한 유적인 것이다’. 라고.

 

 

 

 

 

 

리알토다리와 일행

 

 

기록을 위해  사진을 들추자니 그날이 새롭다.비 세차게 내리면 우산 속에서 서로 얼굴 맞대고 말없이 미소짓던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그 와중에도 사진을 찍기 바빴던 나는 뭐 특별한게 보일까 싶어 전전긍긍 했으니, 지나고보니 이또한  추억이다. 우비를 입고도 우산을 써야했으므로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여서 렌즈도 서서히 습기찼지만 낯선 설렘이 아직은 견딜만 했다. 찍어온 사진을 보니  6~8인용? 수상택시가 작아보인다. 리알토다리는 대운하 중간쯤에 만나는 이곳의 대표적 다리다.

 

 

비내리는 아드리아해

 

 

비가 내려서인지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겠다면서도 모두모두 구경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비맞으며 사진 찍는 언니가 안쓰러운지 동생은 자꾸만 그만 찍고 안으로 들어오란다. 그말도 일리가 있음은 대강 몇 장 찍어도 될 것인데 궁상을 떨긴 했다.대단한 사진을 찍을거도 아니면서, 그러나 사진에 취한게 아니라 주어진 그 순간을 즐긴거라면 억지가 되려나?

 

 

비가 내려 정박해 있는 곤돌라

 

 

 

 

 

우릴 태우기 위해 준비하는 곤도리에

 

곤돌라는 이태리어로 흔들다는 뜻으로  곤돌라에 앉아 베네치아 건물 골목을  감상하게 된다.수상택시는 드넓게 아드리아해 바다를 가르며 달리고 곤돌라는 작은 배로 노저어 베네치아 골목을 아기자기 구경하는 셈인거다. 특히 곤돌라투어는 날씨가 좋아야 여행의 질을 높일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곤돌라 골목 투어중  우산 쓰고 노젓는 곤돌리에

 

 

 

곤돌라투어

 

 

 비는 여전히 내렸고 사실 곤돌라투어는 엉망이 되어버렸다. 길이 10m 작은 배에 여섯명이 타니 중심잡기도 힘들던데 비마저 내리니까 모두 불만이 극에 달했다.동생이 우산을 씌어줘 몇 장인가 찍긴했다. 그대로 비를 맞아야하는 상태라서 겉옷은 말할거도 없고 속옷까지 젖어버렸다.춥고 떨려 더이상 사진찍기를 포기했다. 세로 프레임으로 노젓는 곤도리에를 정말 잘 찍고 싶었던건데, 곤도리에마저 우산을 쓰고 있으니 야무진 바램인거였다. 다시 온다면 그날은 햇살 좋아  산타루치아를 부르며 즐겨보리라~

 

 

 

 

 

 

 

 

 


 성 마르코 성당이 있는 산 마르코광장에도 비가 내렸다. 그쯤에서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수상택시와 곤돌라투어만 한 셈이었다.패키지여행의 한계를 실감한 순간이기도 했다.옷이 다 젖어버려  춥고 떨려 따뜻한 커피가 그리웠다.동생과  나는 우선 적당한 까페를 찾아  들어갔다.산 마르코 성당이 보이는 곳에 앉아 따뜻한 이태리커피를 제대로 마시고 나니 되려 피곤이 몰려왔다. 산 마르코광장 을 중심으로 형성된  번화한 상가를 구경해 보기로 했다.

 

 

 

산 마르코 광장주변상가

 

 

베네시안 글라스라는 말이 있듯 유리공예품이 가게마다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고, 가면제품이 많았으나 별로 관심이 없어 대강 둘러보았다. 이태리다운 미소니에 눈길이 갔으나 어마하게 비싸므로 아이쇼핑만으로  통과했다.허긴 여행중 쇼핑은 별로 즐기지 않는 습관때문이기도 해서 쇼핑에 시간할애를 싫어한다.동생은 이곳에서도 보석에 관심을 보이던데 아마도 얼마전 결혼한 며늘에게 선물하고픈가본데 ,내가 대강 지나치니 덩달아 무쇼핑을 한거같아 살거있음 사라니 웃으며 별로라 한다.

 

 

 

 

플로리안까페앞  빈의자  ,비가내려 사람없다.

 

플로리안 까페앞 , 렌즈에 습기 차다.

 

 

아~ 이곳은  플로리안까페, 가이드로부터 들었지만 비로 인해 우왕좌왕 잊고는 상가 한바퀴 돌아나와서야 그때 아차 했다.모짜르트가 머물면서  곡도 쓰고 술도 마셨던 까페,  모네 , 마네 ,하이네, 괴테, 니체 ,프루스트.당대 예술인들이 예술을 꽃 피었던 곳으로 진짜 이까페야말로 예술의 성지? 였고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도 이 까페를 드나들었다 한다. 플로리안에서 커피를 마시자 했던건데 어쩜 잊고서 다른 까페에서 마시다니, 난 그렇다쳐도 동생도? 늙어가는가 ..1720년에 개업했다는 까페를 즐기지 못한 애석함이 내내 남았다..그리고 또 산 마르코성당도 관람하지 못했으니 , 아니 까페는 그렇다쳐도 분명 성당투어는 한다고했지 않은가? 자유시간을 이용하라고 분명하게 말했다는 인솔자의 힘찬 어투는 짐짓 물러서게 했다. 모름지기 여행동안 날씨는 맑음이 좋겠다 ,이게 다 비때문이라고. 포스팅하면서 든 생각은 여행기는 미루지말고 그때그때 써야한다는 것, 사진보며 기억을 더듬다.

 

 

 

건물과 건물사이 수상골목

 

미로 같던 베네치아 수상골목

 

 

 

 

 

 

2017 02 이태리 베네치아

 

 

 

 

 

 

 

 

 

 

    

 

 

 

 

 

 

Condolier Song을 편곡하여 부른 스캣송(scat) - 영혼의 눈물 (Humming vo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