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는 봄이 서러워
뻐꾸기 한나절 울어대는
북한산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꽃빛 사라진 길 위로
잎 넓은 나무들이 초록그늘을 드리워
걷기에 더 없이 좋았습니다
꽃 피던 날이 아득한 옛일만 같아
공연히 가슴 한 편이 시려올 때
때죽나무 흰 꽃송이들이
길 위로 툭툭 떨어져 내렸습니다
발 밑만 살피며 걷느라
미처 올려다 보지 못한 나에게
몸을 던져 말을 걸어오는
때죽나무 꽃향기가 고마웠습니다 - 때죽나무 꽃 / 백승훈
오늘 왠지 걷기 싫어 늑장을 부리는데 , 바람 햇살 파란 하늘이 보챈다 .
눈부신 봄언덕을 넘어서는 숲길로 들어섰다.
산책길 나뭇잎들은 이미 짙고 푸르러 연두의 애잔함을 지나 초록초록하다
한창 송이송이 꽃 피워올리는 아카시나무는 꽃단장을 하고,햇살이 머무는 자리마다 아카시아 꽃향기로 가득하다
아카시 꽃 향연을 벌이는 틈새에서 하얀 때죽나무꽃도 제 모습을 드러낸다
한 가득 봄을 받아들여 한 떨기 고운 꽃으로 찬란하게 피어나 겸손의 깊은 속내를 보여준다
그런데 정말 꽃 지는 봄이 서러운건지 산책 길에 때죽나무꽃 무수히 떨어져 질펀하다.그 모양새가 동백꽃 닮았다
떨어진 꽃잎 안쓰러워 애써 피해 걷는다
삶도 시간도 세상사 모든 게 머무르다 흐른다 .괜한 조바심이다. / 0520 산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