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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 가는 곳

청노루귀 / 백승훈

 

 

 

세상의 꽃들 흐드러져도

마스크에 갇혀

꽃향기 맡을 수 없는

수상한 봄날

 

사람의 거리를 떠나

착한 나무들이 사는 산에 오르다

바람에 떨고 있는 

청노루귀를  보았다

 

보아주는 이 없어도

한 줌의 햇살로 

당당히

피워올린 청 노루귀

 

응달진

산자락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세상을 향해

투정만 하던 나를

조용히 무릎 꿇린 

파란 봄 한 송이 ㅡㅡ청노루귀/ 백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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