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의 장마는 변덕 스럽기도 합니다.
목마른 대지는 해갈이 되어 좋긴 하겠지만
습한 공기는 집안 구석 구석에서 하소연을 합니다.
느림의 미학을 즐기기엔 좀 지루합니다.
햇봄이 시작 될 무렵 갑자기 흔하디 흔한 금잔화가
그리워 사다 놓았더니 베란다 한 귀퉁이에서
환 하게 피워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인사동에 갔다가 사온 여인상 인데
그 곳에서는 꽤 알려진 조각가의 작픔이라 했습니다.
기다림 이라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내가 간직하고 있는 애장품 중의 하나 이기도 합니다.
인생 자체가 기다림 속에 살아 가긴 하지만
나는 무엇을 이 시간에 기다리고 있을까?
"내것이 아닌것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영화 "동승"에서
어머니를 늘 기다리는 어린 동승에게 들려 주던 사미승의 대사가 떠 오릅니다.
**이미지,글/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