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와서 잠시 무게를 부려보기도 하고
바람이 와서 오래 힘주어 흔들어보기도
한다
나무는 무슨 생각을 붙잡고 있는지 놓치는지
높은 가지 끝 잎사귀들 떨어뜨리지 못하고 있다
잎이 다 시드는 동안
나무는
가슴을 수없이 잃고 찾고 했나보다
그의 둘레가 식었다가 따스해졌다가 반복하는데
내가 왜 이리도 떨릴까
아직 가까이하지 않은
누군가의 체온 같기도 하고
곁으로 빨리 오지 못하는 누군가의 체온 같기도 한
온기가 나를 감싼다
그의 속에는 누가 살고 있기에
외롭고 쓸쓸하고 한없이 높은 가지 끝에
잎사귀들 얼른 떨어뜨리지
못하도록
그의 생각을 끊어놓고 이어놓고 하는 걸까
나무가 숨가쁜 한 가슴을 꼬옥 꼭 품는지,
나도 덩달아 가슴이 달떠지는
것이어서
내 몸속에도 누가 살고 있기는 있는 것이다
가만히 서서 나무를 바라보는데도 나는
무슨 생각을 그리움처럼 놓쳤다가 붙잡았다가 하고
여전히
그는 잎사귀들 떨어뜨리지 않고 있다
새가 부려두고 간 무게를 견뎌야 생각이 맑아지는지
바람이 흔들어대던 힘을 견뎌야 생각이
맑아지는지.
--누가 살고 있기에/하종호--
7월 어느날 사루비아가 예쁘게 피어 있었다.
칸나도 예쁘게 꽃대궁을 올리며 피고 있었다.
꽃잔디 닮은 분홍꽃도 충주댐 주변에서 아름답게 피어 있엇다.
그땐 장마 오기전이였으니 댐언저리에 저리 곱게 피어 있었나 보다.
카메라 들고 나간지가 가물하다.
유난히 소란스러웠던 장마 탓만도 아니다.
이일저일 , 밖에서 공부하던 두째가 집에오고 뜻밖의 일들이 덩달아 발생하여
집안일에 종종 걸음으로 바쁜 7월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인 부재중인 마음길이 되고 말았다.
장마에 갇혀 자주 숨어버린 7월의 햇살. 8월이 오기전에 어서 보고 싶다.
햇살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