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위어 가는 것들이 바람찬 시간 속에서
풍경과 풍경 사이를 흐르며 빚어내는 폐염전의 저물녘 ,
하루를 갈무리하는 햇살은
보이는 것들 뒤에 숨어
침묵의 숨결로 내려 앉고
한순간이 꿈임을 아는 듯
허허로이 비어 있는 허공을 향해
바람을 앞서 흔들리는 갈대
저 홀로
지난 겨울을 추억하며 마음을 풀어 놓는데
기억도 아득해진 염부들의
폐염전 갈대숲에
11월의 쌀쌀한 저녁바람이 차다.
순간순간에 살지만
그 순간의 실재 안에서
세상은 움직이는게 아닐까.






--소래 폐염전에서/06.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