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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흔적

꽃은 피고 지고 1- 응봉산 개나리 길.

 

 

 

 

황사바람 맞으며 사뿐히 피어나는 봄꽃들이

 여기저기  울긋불긋 꽃대궐을 이루는 봄날이다.

 

물오른 새싹들이 가지마다 봄을 피워 올리고 

나목의 빈 숲엔 듬성듬성 분홍 진달래가 저 홀로  화사하다

 

종종종  노란 꽃등을 달고 피어나는 개나리도 

먼지 날리는 길가 담장에서 환환 웃음으로  삶의 활력을 준다.

 

하룻밤 자고나면 금새 피어나 빈 숲에도 들녘에도 길가에도

화려하게 봄을 채색하는 꽃들의 향연이다

 

 

 

 

 

 

 

 

서울 도심에 노란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동산 ,

성수동 응봉산 공원이다.

 

한강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서니

개나리 꽃잎 터는 소리 모였다간 사라지고

사라졌다간 모여들고

설핏한 마음 한자락 가슴으로 녹아든다.

 

무어든  놓아주라는 듯

멈춘 듯 잔잔한 강물은 소리도 없다.

 

 

 

 

 

 

나무계단으로 이어지는 길이 계속되는데

 동산 전체가 개나리 숲을 이룬다.

자그마한  개나리 동산이

나무게단으로 이어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나무계단이 마치

굴곡 많은 인생길 같다.

 

한 세월 사는 동안

수없이 걷게되는 길위에서

우리는 과연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듭할까?

 

 

희망도 절망도

선택한 자의 몫이라해도

가장 힘든 길은 부모의 길이지 싶다.

 

 

 

 

 

 거동이 불편한 몸으로 나무계단을 오르시던 노부부시다.

 

응봉산 동선은 짧지만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계단이 많은 곳인지라 서로 부축이며 오르신다.

 

나무계단 꽃길따라 한바퀴 돌아오니 정자 난간에 기대어

사연도 많을 아파트 숲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시지만 한세월 동반자로 살아오신

두 분 등너머로 얼비치는 시간의 그늘은 곱기만하다.

 

 

맞다.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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