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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흔적

수종사 찻집에서.

 

 

 

     


    나는 참 수많은 강을
    건넜습니다.
    강을 건널 때마다 거기엔
    이별이 있었고
    이별을 가질 때마다 나는 하나씩
    내 소중한 것들을 내주었습니다.
    헤엄쳐 건너면서
    옷을 벗어주었습니다.
    뗏목으로 건너면서
    보석들을 주었습니다.
    배로 건너면서
    마지막 남은 동전조차 주어버렸습니다.

    나는 참 수많은 산들을
    넘었습니다.
    산을 넘을 때마다 거기엔
    이별이 있었고
    이별을 가질 때마다 나는 하나씩
    내 소중한 것들을 건네주었습니다.
    벼랑에 매달리면서 슬픔을 주었습니다.
    비탈에 오르면서 기쁨을 주었습니다.
    고개를 넘으면서는 마침내
    당신에 대한 그리움까지도
    주어버렸습니다.

    나는 참 수많은 산과 강을
    넘고 건너왔기에
    내겐 이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더불어
    당신께 드릴 것이 없습니다.
    나는 텅 비어 있으므로
    지금 나는 내가 아닙니다.
    아무래도 나는 이제 아무것도 아닌 나를
    당신께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텅 빈 나를 더 반기실 줄
    아는 까닭에 …                         텅 빈 나 /오세영.

     


     





    수종사 경내에 있는 찻집,

    삼정헌에서

    차 한 잔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 불더니

    유리창 너머에서

    단풍잎이 우수수 날립니다.

    발길 머무는
    이들에게

    차 한 잔 대접하는

    따스한 손길을 봅니다.        **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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